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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바꾼다는 일, 그게 때론 가능할 때가 있으니


입력 2018.09.21 05:00 수정 2018.09.20 16:46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덩의 세상읽기> "이대론 안 되겠다 공감대 형성될때 진정한 개혁 이루어질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31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31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며칠 사이 글쓰기에 실패하고 있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글을 쓰다가도 정리가 되질 않는다. 최근의 부동산 상승과 초저금리 문제에 관해 글을 썼는데 그냥 다섯 개의 원고가 미완성으로 남아있다.

금리에 관한 것은 전문적인 것이 많아서 줄여 쓰면 부족한 감이 들고 조금 자세히 쓰다 보면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쓰다만 원고로 남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현 정부가 44년 만에 한은 총재를 연임시킨 이례적인 일에 대해서도 자칫 민감한 내용이 될 까봐 그만 쓰게 된다.

2015년 3월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75%로 내렸다. 그간 2.00% 이하는 없던 일이기에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무려 1.25%까지 내렸다가 다시 올렸지만 여전히 1.50%에 머물고 있다.

나라마다 기준금리의 적정 수준은 다를 수밖에 없지만 우리의 경우 2.00% 미만은 우리 경제에 있어 부작용만 낳을 뿐 좋을 까닭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경제는 가계부채 1500조원을 돌파하면서 소비여력을 소진한 바람에 경기가 날로 부진해져가고 있다. 사실 이런 게 된 배경에는 처음부터 정부가 설정한 부채상환비율 즉 DTI가 지나치게 느슨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외국의 경우 금융회사들이 자발적으로 적용하는 DTI 기준은 28-36% 수준인데, 우리는 2005년 도입 당시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제도화되었는데 그 비율이 무려 60%로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문제가 되고 말았다.

소득의 무려 60%를 부채 상환에 쓴다는 것이 사실 말이 되지 않는 얘기인 까닭이다. 가령 당신이 월 500만원을 버는데 300만원을 부채 상환할 것 같으면 그게 생활이 되겠는가.

DTI를 60%로 설정했다는 것은 사실 대출이 거절되는 일이 전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이다. 그 결과 오늘날 가계부채 1500조원이라고 하는 막대한 부담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대출이 늘면 돈 쓸려는 사람은 당장 편해서 좋았고 금융회사들은 수익이 늘어서 좋았으며 정부 입장에서도 시중에 돈이 잘 공급되니 경제가 잘 돌아간다, 당장은 모두가 좋았다. 이에 노무현 정부부터 이명박,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까지 금리를 낮추어서 돈을 푸는 바람에 지금처럼 내수경기가 얼어붙고 말았다.

현 정부는 조만간 신DTI 그리고 DSR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그 역시 느슨하다는 점에선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해는 간다, 갑자기 세게 조일 경우 부동산 시세 급락을 유발하면서 우리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에 도입된 DTI 제도가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활력을 다 망쳐먹은 셈이라 하면 너무 심한 말이 되는 걸까.

총통화(M2) 대비 시중 유동성의 비율이 실로 엄청난 오늘의 현실이다. 금년 3월 자료에 의하면 총통화량(M2) 24백00조원의 40%에 달하고 있으니 이 또한 이례적인 일이다.

유동성 또는 부동자금이란 실업자 처지의 돈을 말한다. 노는 돈이다. 그 비율이 저렇게 높으니 돈이 갈 곳이 없다는 말이고 이는 돈이 취업할 데가 없다는 말이 된다.

이는 우리 경제가 초저금리 상태에 있음을 말해준다. (적정 금리는 나마마다 다르기에 외국과의 단순 비교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우리 금리가 미국보다 더 낮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아니겠는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2.00% 미만으로 추락한 것이 2015년 3월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만 3년이 더 지났다.

이 대목에서 나 호호당이 정립한 '자연순환의 이치'를 빌려 얘기를 좀 하겠다.

세상의 일은 으레 만 3년 즉 36개월이 지나면 크건 작건 간에 어떤 변화가 생긴다. 좋은 일도 반대로 나쁜 일도 모두 그렇다. 이번 부동산 급등 바람은 7월부터 현저해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2015년 3월부터 2.00% 미만의 비정상적인 초저금리가 3년을 넘어 지속되었기 때문이란 생각을 한다. 즉 올 해 3월까진 기준금리가 2.00% 위로 회복되었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출발부터 무리하게 설정된 DTI 제도로 인해 생겨난 가계부채 문제, 그러다보니 부진한 내수를 살리기 위해 또 다시 장기간의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각종 부작용.

우리 경제를 사람의 건강에 비유하면 전형적인 대사질환 즉 이른바 성인병 증세라 할 수 있는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을 앓고 있는 셈이라 본다.

비만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져서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긴 것과 같고, 당뇨의 경우 금리를 낮추어서 통화 공급을 늘려도 그 돈이 제 갈 곳으로 가지 않고 유동성 즉 혈중의 포도당이 많은 상태로 머물고 있는 상황과 같다.

고혈압은 지나친 저금리로 돈을 과하게 공급하는 것과 같고, 또 혈관 속에 생긴 이물질은 우리 경제의 효율이 떨어지는 현상과 같다. 마지막으로 심장질환은 펌프질을 과다하게 한 것, 즉 재정 지출과 확대에 의존하다보니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 자체가 서서히 피폐해지는 것과 같다.

흔히 성인병을 고치려고 할 때 얘기되는 것이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습관을 바꾼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적절한 수면 시간, 규칙적인 생활, 맛이 있는 기름진 음식 회피, 금연과 금주, 적절한 운동시간 확보, 어느 한 가지라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어지간한 위기가 아니면 사람은 해오던 대로 즉 습관대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서 생활습관 개선을 우리 스스로 자발적으로 하기란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한 개인의 경우에도 자발적으로 생활습관을 바꾸기 어려운데 그것이 나라 전체라고 한다면 그게 참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예전부터 참으로 많이 생각해왔다. 자연순환의 이치에 따르면 우리 대한민국의 경우 2019년부터 2028년에 이르기까지 10년간 대단히 어려운 시기를 지내도록 예정되어 있는데 왜 그래야 할까에 대해 무수히 생각해왔고 또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올해 2018년이 되어서야 그게 그럴 수 있겠다는 점에 대해 수긍이 갔다.

개인으로 치면 생활습관을 여간해선 바꾸지 못하다가 정작 병이 생기거나 목숨에 위협을 느끼게 되면 담배도 끊고 술도 끊고 등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게 되듯이 거대한 나라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2019년부터 10년간, 우리 전체가 여러 어려운 일을 겪다 보면 더 이상 안 되겠다,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전체 국민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2029년에 가서 생활습관을 바꾸는 일,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2029년이 되면 또 다시 건강한 우리 경제가 만들어져가기 시작할 것이란 생각을 한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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