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지성 "연기·이보영 덕에 지금까지 버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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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인터뷰] 지성 "연기·이보영 덕에 지금까지 버텼죠"
    영화 '명당'서 흥선 역 맡아 조승우와 호흡
    "부족한 연기력…끊임없이 노력하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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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0-01 08:56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영화 '명당'에 출연한 지성은 "앞으로 영화에 더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명당'서 흥선 역 맡아 조승우와 호흡
    "부족한 연기력…끊임없이 노력하려 해"


    "제가 부족해서..."

    배우 지성(41·본명 곽태근)에게서 나온 의외의 대답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췄다.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한 그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명당'(감독 박희곤)은 2명의 왕을 배출할 천하길지 대명당을 둘러싼 욕망과 암투를 통해 왕이 되고 싶은 자들의 묏자리 쟁탈전을 그린다.

    영화는 2013년 개봉해 913만 이상 관객을 동원한 '관상', 이승기와 심은경 주연의 개봉 예정작 '궁합'을 잇는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시리즈로 알려진 작품이다.

    지성은 무시당하는 왕족이지만 명당을 빼앗아 최고 권력가가 되려는 야심을 지닌 흥선군 역을 맡았다. 시사회 직후 지성은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연기대상을 석권한 배우에게서 나온 겸손한 대답이었다.

    20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지성은 "내 연기가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며 "연기를 즐기면서 하기보다는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천적인 배우'라는 그는 "앞으로 영화에 많이 도전해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흥선은 감정의 진폭이 넓은 역할이다. 극 말미에는 야욕을 드러내기도 한다. 배우는 흥선을 선하고, 올바른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혼란스러운 조선 후기 때 흥선은 사람들을 포용한 사람이었을 거라고 추측했다.

    "흥선은 몰락한 왕족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이에요. 환경 자체가 그를 바꿔놓았다고 생각해요. 왕족들은 그를 인정하진 않지만, 서민들은 그를 따랐죠. 어느 정도 리더십과 선한 면모가 있을 거예요. 그러다 때가 됐을 때 나라를 개혁하고자 했지만, 그게 잘 안 된 거죠."

    ▲ 영화 '명당'에 출연한 지성은 "난 후천적, 노력형 배우"라고 했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촬영 전 여러 자료를 통해 흥선을 연구했다는 그는 "흥선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했다"며 "특히 최대한 인간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흥선을 통해 내가 겪은 어려움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명당'을 함께한 배우들은 지성을 두고 '성실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배우는 "작품을 대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편"이라며 "작품 속에서 빠져나올 때는 가족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삶의 행복을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스트레스도 아이와 함께하면서 풀었습니다."

    지성은 개인 액션 트레이너를 두고 있다. 쑥스럽게 웃은 "마흔 중반이라 몸 쓰기가 쉽지 않다"며 "언제부터 액션 트레이너와 함께 몸을 다지고 있다. 배우로서 롱런하기 위해 몸을 가꿔야 한다. 발레도 배우고 있다"고 웃었다. "아내에게 엉덩이가 가볍다는 얘기를 들어요. 하하. 아침에도 빨리 일어나고요. 아이 키우는 게 쉽지 않은 걸 알고 있으니까 더 그렇죠. 운동도 하고 시나리오도 보고, 가족들과 함께하면서 시간도 보내고 있습니다."

    '애처가'인 그는 "남자들이 조금만 생각을 조금 바꿔도 달라진다"며 "아내에게 칭찬도 많이 받는다"고 웃었다.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술 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일탈을 가질 여유도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데뷔 20년 만에 한 연예계 프로그램이 하는 게릴라 인터뷰도 앞두고 있다. "저는 부족한 사람이라 많은 사람 앞에서 말을 잘 못 해요. 인터뷰도 어렵고요. 근데 아빠가 되니깐 좀 달라졌어요(웃음)."

    지성은 인터뷰 내내 '부족하다'고 고백했다. 부족하다는 배우가 연기대상을 받고, '갓지성'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연기하면서 저한테 주어지는 역할이 점점 커지더라고요. 능력이 없어서 부담스러웠어요. 한 작품을 할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고 배우면서 연기하고 있어요. '대상'을 받았을 때는 기쁠 줄 알았는데, 연기에 대한 책임감만 느끼더라고요. 더 겸손해지면서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 영화 '명당'에 출연한 지성은 "앞으로 영화에 더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이런 겸손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했단다. 한때 스스로 바꾸려고 했다는 그는 "내가 부족해서 겸손으로 떼우려고 했는데 그게 더 스트레스였다"며 "그냥 나답게 연기하고 살려고 한다"고 했다.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법을 묻자 "캐릭터에 먼저 감정을 품는 편"이라며 "특별한 연습 없이도 이 과정을 수월하게 하는 배우가 있는 반면, 난 집중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1999년 '카이스트'로 데뷔한 지성은 '올인'(2003),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04), '뉴하트'(2007), '보스를 지켜라'(2011), '비밀'(2013), '킬미, 힐미'(2015), '딴따라'(2016), '피고인'(2017) 등에 출연해 '갓지성'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한 그는 '명당'을 하면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연기해야겠다는 걸 깨달았다. 계속 공부만 하지 말고 즐기고 싶단다. "연기가 왜 좋은지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어린 시절 가족사가 있었는데 '레인맨' 보고 위로받았어요. 이후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 말고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 없습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 절 지탱하게 해준 건 배우라는 직업과 이보영이라는 사람이에요."

    지성은 tvN '아는 와이프'를 통해 현실적인 남편의 모습을 보여 호평을 얻기도 했다. "드라마를 통해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만나고 살아가느냐의 문제를 다루고 싶었어요. 한 번쯤 내 주위를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극 중 설정처럼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느냐고 묻었다. 1초의 망설임도 없다"는 답을 들려줬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힘든 점을 이겨낸 게 아까워서 더 그래요."

    최종 목표를 묻자 모범 가장다운 답변이 나왔다. "딸에게 좋은 아빠, 건강한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가족의 행복이 가장 큰 목표예요."[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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