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인터뷰] 손예진 "사람에 대한 연민·공감, 연기의 힘"


입력 2018.09.27 09:06 수정 2018.09.28 10:43        부수정 기자

영화 '협상'서 협상가 하채윤 역

"뜨거운 인물로 그리려 노력"

배우 손예진은 영화 '협상'에서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 손예진은 영화 '협상'에서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협상'서 협상가 하채윤 역
"뜨거운 인물로 그리려 노력"


배우 손예진(36)은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로맨스도 손예진이 하면 다르고, 액션도 손예진이 하면 또 다르다. 그런 그가 이번엔 협상가로 돌아왔다.

'협상'(감독 이종석)은 서울지방 경찰청 위기 협상팀의 유능한 협상가가 자신의 상사를 납치한 인질범과 대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범죄 스릴러. 한국영화에서 다뤄진 적 없던 협상가를 소재로 위기의 순간에 벌이는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려낸다.

손예진은 경찰청 위기 협상팀 경위 채윤 역을 맡았다.

18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손예진은 "빨리 읽히는 시나리오에 끌렸다"며 "협상과 여성 경찰관이라는 소재가 매력적이라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협상'은 현빈과 손예진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기대 요인을 충분히 갖춘 작품이다. 하지만 극 중 채윤이 태구에게 끌려가는 듯한 느낌과 통쾌한 기분이 없는 점 등은 단점으로 꼽힌다.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묻자 배우는 "이 영화가 협상에 성공했다는 걸 얘기하는 건 아니다"며 "뜨거운 하채윤의 인간적인 모습, 사명감,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 등을 보여주려고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협상관들이 범인들과 얘기하면서 인질범들의 편에 서서 된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이 협상가 분들을 만나서 그 얘기를 들었는데 도움이 됐어요. 하채윤도 민태구의 마음을 건드리려고 했던 거죠."

영화 '협상'에 나온 손예진은 "2시간 동안 긴장감을 유지하고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협상'에 나온 손예진은 "2시간 동안 긴장감을 유지하고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CJ엔터테인먼트

손예진이 맡은 하채윤은 그간 우리가 봐왔던 강한 경찰과는 다른 모습이다. 배우는 "캐릭터를 잡아가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캐릭터의 전형성을 잃지 않으면서 전문성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접점을 찾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손예진은 캐릭터를 위해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 그는 "캐릭터를 맡으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캐릭터의 외형을 연구한다"며 "영화를 찍을 때는 캐릭터에 맞는 옷을 직접 산다. 이번 영화에서도 티셔츠와 청바지가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원 촬영은 처음이다. 손예진은 "처음엔 생소하다고 느꼈는데, 테스트 촬영을 한 뒤 잘 모르겠더라. 생중계되다 보니상대에 대한 리액션이 즉흥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영화를 다 촬영하고 나니 이원 촬영을 안 했으면 큰일 날뻔했다. 생동감과 긴장감이 잘 살아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니터로만 민태구를 보던 하채윤은 마지막에 민태구를 직접 마주한다. 그 장면은 하채윤에게 고통스러운 장면이었다. "채윤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끝까지 민태구를 설득하죠. 감정적으로 참 힘들었어요. 모니터로만 봤던 민태구를 실제로 봤을 때 느낀 생경함, 미묘한 감정 등이 섞이면서 아픈 마음이 들었죠. 그때가 감정의 최고조였어요."

영화 '협상'에 나온 손예진은 "하채윤을 뜨거운 사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협상'에 나온 손예진은 "하채윤을 뜨거운 사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CJ엔터테인먼트

하채윤의 충혈된 눈빛도 극을 가득 채운다. 배우는 "그 상황에서 냉철한 모습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감정이 뒤섞인 상태를 유지했다"고 했다.

현빈과는 첫 호흡이다. 그는 "현빈 씨와 로맨스 작품에서 만나고자 했다"고 미소 지었다.

'협상'은 '안시성', '명당' 등과 맞붙는다. "'협상'은 오락 영화로 좋은 영화예요. 2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영화가 끝나요.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죠."

손예진은 올 상반기 선보인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쌍끌이 흥행을 이뤄냈다. 지칠 법도 한데 이 씩씩한 배우는 "'협상' 끝나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찍고 힐링했다"며 "드라마도 분위기가 좋아서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모든 작품이 다 잘 될 순 없을 것 같아요. 결과론만을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돼요. 제가 해왔던 역활들과 다른 느낌을 보여주려고 해요. 실패할 수도 있죠. 배우로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에요."

영화 '협상'에 나온 손예진은 "현빈과 또다른 작품에서 호흡하고 싶다"고 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협상'에 나온 손예진은 "현빈과 또다른 작품에서 호흡하고 싶다"고 했다.ⓒCJ엔터테인먼트

손예진은 스타성, 연기력, 흥행을 골고루 갖춘 몇 안 되는 여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궁금했다. '현실적인 인물로 표현한다'가 답이었다. "판타지더라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관건이죠. 배우로 살면서는 캐릭터를 통해 간접 경험하는 게 대부분이에요. 저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사람이나 여러 현상에 대해 호기심을 품곤 해요. 사람에 대한 연민도 느끼고."

다채로운 캐릭터를 통해 간접 경험한 그에게 직접 경험하고 싶었던 캐릭터는 없었을까. 잠시 고민한 그는 "모든 캐릭터가 아픔이 있어서"라고 웃었다. "행복이 있으면 슬픔이 있듯, 캐릭터들이 슬픈 면이 있어요. 음...'아내가 결혼했다'처럼 사는 건 어떨까요? 하하. 도덕적인 관념을 깨는 캐릭터도 재밌을 것 같아요. 한국 사회에선 도덕적인 관념을 중요시하는데 때로는 그걸 깨는 과감한 캐릭터도 재밌을 것 같아요. 어떨 땐 자기만 생각하고 싶을 때가 많으니까요."

다양한 작품을 해온 그는 "해보지 않았던 걸 하고 싶다"며 "'블랙 스완' 같은 영화,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품에 끌린다"고 미소 지었다.

'멜로 퀸'인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하고 싶은 장르"라며 "사랑 이야기는 언제든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예전에 했던 '연애시대', '클래식' 등을 많은 분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해요. 최근에 멜로를 오랜만에 했는데도 좋아해 주셔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멜로는 영원히 하고 싶어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