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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현빈 "새로운 모습 갈망…치열하게 연기"


입력 2018.09.21 08:55 수정 2018.09.23 12:32        부수정 기자

영화 '협상'서 악역 민태구 역

"새로운 소재에 끌려"

배우 현빈이 영화 '협상'에서 희대의 인질범 민태구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 현빈이 영화 '협상'에서 희대의 인질범 민태구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협상'서 악역 민태구 역
"새로운 소재에 끌려"


배우 현빈(35)이 선보이는 악역에는 특별한 게 있다. 미워할 수 없고, 연민이 가는 매력이다.

현빈이 영화 '협상'(감독 이종석)에서 첫 악역을 선보였다. '협상'은 서울지방 경찰청 위기 협상팀의 유능한 협상가가 자신의 상사를 납치한 인질범과 대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범죄 스릴러. 한국영화에서 다뤄진 적 없던 협상가를 소재로 위기의 순간에 벌이는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려낸다.

현빈은 피도 눈물도 없는 희대의 인질범 태구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현빈은 "협상이라는 소재와 촬영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며 "관객들이 기존 영화를 볼 때와 다른 느낌으로 영화를 볼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원 방식에 대해선 "걱정이 많았는데 신선하다고 느꼈다"며 "모니터를 띄어 놓고 두 배우가 동시에 연기했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연기를 해야 해서 이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민태구는 최악의 인질범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민태구는 그런 악역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선보이려 했어요. 태구를 연민이 느껴지는 악역으로 표현하려고도 했고요. 평소 쓸 수 없는 말도 쓸 수도 있었고, 연기할 때 자유로웠어요. 욕을 할 때는 고민도 했죠. 극악무도한 악역도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얘 뭐지?'라는 궁금증을 일으키고 싶었다는 그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웃는 장면도 연출했다. 또 모니터 안에 나오는 인물들에 따라 행동을 다르게 연기했다. "태구는 머릿속으로 계획하고 움직인 인물입니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연기했어요."

영화 '협상'에 나온 현빈은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협상'에 나온 현빈은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협상을 주제로 하지만 협상보다는 인질범의 큰 그림을 담은 듯한 느낌이 든다. "결말은 감독님 권한이니까요. 협상가는 인질범에 동요돼서 얘기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인질범 편에 서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예진 씨가 눈으로 많이 얘기한 것 같아요."

손예진과는 마지막 장면에서 마주한다. 그는 "시원하면서 동시에 아쉽다"고 털어놨다. "태구는 모니터를 통해 협상을 하기 때문에 모니터만 보고 연기했죠. 1인극 한다는 느낌으로 혼자 느꼈습니다."

세트장 촬영을 주로 한 그는 "외롭기도 했다"며 "점심은 야외에서 먹었다"고 미소 지었다.

현빈은 이번 추석 때 '안시성' 조인성과 맞붙는다. 지난 2017년 설 연휴에는 '공조'와 '더 킹'으로 경쟁한 결과 예상을 뒤엎고 흥행했다. "저랑 인성이 형 빼고 제작사를 내세우면 안 되나요? 하하. 당연히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어요. '안시성', '명당' 등 추석 연휴 때 잘 됐으면 해요. 관객들이 작품을 선택할 기회가 많아져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어요."

주연으로 나서는 그는 "책임감이 커진다"며 "관객들을 더 설득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현빈은 최근 작품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공조'(2017·780만명), '꾼'(2017·400만명) 등이 그렇다. 로맨스에 강했던 그는 최근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시나리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캐릭터도 좀 더 다양한 것을 찾고요."

영화 '협상'에 나온 현빈은 "신선한 소재에 끌렸다"고 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협상'에 나온 현빈은 "신선한 소재에 끌렸다"고 했다.ⓒCJ엔터테인먼트

동갑내기 손예진과는 첫 호흡이다. 그는 "예진 씨는 겉으로는 차분한데, 안에서는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게 있다"며 "흥도 많은 것 같다. 예진 씨의 다른 연기를 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다"고 했다. "예진 씨랑 그런 얘기했어요. 이렇게 적으로 만나지 말고,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나 다른 장르에서 꼭 보자고(웃음)."

주로 상업적인 요소가 들어간 작품에만 출연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고개를 저었다. "오락적인 요소에 끌리는 건 맞지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상업 영화를 선택하는 건 아니에요. 두 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는 걸 보여드리는 것도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인 감독과 호흡한 그는 "신인 감독님과 작업하는 재미도 있다"며 "감독님이 극본을 써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을 바로 얘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배우 스스로 생각하는 의외의 모습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한 그는 "있겠죠"라며 입을 뗐다. "있는데 표현 방법에 따라 그게 드러나는 듯해요. 나의 어떤 모습을 부각해서 크게 만들어 내느냐의 문제인 거죠. 꼭 있을 거예요(웃음)."

현빈은 10월 개봉 예정인 '창궐' 주연으로도 나서며, 11월에는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도 나온다. 현대극와 사극을 동시에 출연 중인 그는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고 미소 지었다. "연기를 하고 나선 늘 아쉬워요. 근데 아쉽다고 다 할 순 없잖아요. 아쉬움을 조금씩 줄이고 싶어요."

현빈은 화를 잘 내지 않은 배우로 유명하다. 쑥스러운 듯 웃은 그는 차분하게 말했다. "화내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럴 수 있지'하며 넘어가거든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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