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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정상회담 D-1]재계 총수들, 문재인 정부와 관계 개선될까


입력 2018.09.17 11:36 수정 2018.09.17 15:03        박영국·이홍석 기자

이재용, 문 대통령 첫 수행…구광모 데뷔 무대

최태원, 맏형 역할…정의선, '美 수출이슈'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각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각사

이재용, 문 대통령 첫 수행…구광모 데뷔 무대
최태원, 맏형 역할…정의선, '美 수출이슈' 먼저


오는 18일 평양에서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에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그동안 소원했던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번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하는 경제계 인사 중 가장 주목되는 이는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열린 남북정상회담 수행단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건강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또 이번 방북으로 이 부회장은 사실상 처음으로 정부의 경제사절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7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 당시 인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지만 이는 이 부회장이 현지 행사에 참석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당시 경제사절단은 전문경영인 위주로 꾸려졌었다.

이 부회장이 석방된 지난 2월 이전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CR(대외협력) 담당 부회장이 주로 삼성을 대표해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재판 중인 이 부회장이 특별수행원 명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하게 진행되고, 일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못 박은 만큼 이번 방북 동행이 정부와 삼성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방북에서 역할이 막중하다. 수행단에 참여하는 경제인들 중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유이(有二)하게 2007년 2차 남북정상 회담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4대그룹 총수들 중에서는 최 회장이 맏형이기도 하다.

특히 SK는 정부의 주요 정책들에 발 빠르게 부응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 비교적 코드가 맞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최 회장이 문 대통령과 다른 재계 총수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구광모 LG 회장에게는 이번 방북이 큰 의미가 있는 자리다. 지난 6월 부친인 고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구 회장의 공식 데뷔무대가 남북정상회담이 됐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2개월여간 경영현안 파악 등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다 최근 LG사이언스파크 방문으로 본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선 터라 더욱 주목된다.

특히 이번 방북 일정을 통해 문 대통령과 정‧관계 인사들은 물론, 다른 재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으며 재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월 포스코 9대 CEO로 선임된 최정우 회장에게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중요한 자리다. 지난해 5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계속된 이른바 ‘포스코 패싱’에서 벗어나는 기회기 때문이다.

전임 권오준 회장은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인 지난해 6월 미국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에서 배제됐고 그해 11월 인도네시아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권 회장은 2017년 12월 열린 한중정상회담 당시 방중 경제사절단에는 참석 신청도 하지 않았다. 이 자리는 결국 권 회장 대신 오인환 사장이 참석했다.

당시 권 회상의 잇따른 명단 제외 이유가 청와대 발 ‘수장 교체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최 회장의 특별수행원 참여 여부는 앞으로 그의 리더십을 좌우하는 척도로 볼 수 있다.

4대그룹 중 유일하게 특별수행단에서 빠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하는 대신 정부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져줬다. 정부 정책에 기업이 동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절박한 것은 ‘기업의 생존’이라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장관 등을 만나기 위해 지난 16일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예외를 인정받는 게 현대차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전문경영인인 김용환 부회장을 평양에 보낸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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