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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리더 정의선, 최대 우군은 '외인부대'


입력 2018.09.16 06:00 수정 2018.09.16 09:46        박영국 기자

피터 슈라이어 사장 이래 경쟁사 출신 글로벌 전문가 14명 영입

디자인, 브랜드 전략, 고성능차, 스페이스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가운데 큰 사진)과 그가 기아자동차 사장과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거치며 해외 경쟁사들로부터 영입한 글로벌 전문가들. (작은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고성능차 담당 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지다인센터장(부사장),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 담당 부사장,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중국디자인담당 상무, 마이크 지글러 현대차 상용 R&D전략실 이사, 마크 프레이뮬러 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 담당 이사,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장(부사장), 코넬리아 슈나이더 현대차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가운데 큰 사진)과 그가 기아자동차 사장과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거치며 해외 경쟁사들로부터 영입한 글로벌 전문가들. (작은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고성능차 담당 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지다인센터장(부사장),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 담당 부사장,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중국디자인담당 상무, 마이크 지글러 현대차 상용 R&D전략실 이사, 마크 프레이뮬러 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 담당 이사,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장(부사장), 코넬리아 슈나이더 현대차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 ⓒ현대자동차

피터 슈라이어 사장 이래 경쟁사 출신 글로벌 전문가 14명 영입
디자인, 브랜드 전략, 고성능차, 스페이스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지난 14일 인사를 통해 정몽구 회장의 뒤를 잇는 명실상부한 2인자가 된 가운데, 그가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보여준 ‘혁신 행보’와 그 과정에서 그의 최대 우군이 된 ‘외인부대’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정 부회장의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임명 사실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하며 부친인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게 정 수석 부회장의 역할이다.

같은 날 현대자동차는 외부 인사 영입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경쟁사 폭스바겐그룹의 브랜드 체험관 ‘폭스바겐 포럼’ 총책임자인 코넬리아 슈나이더를 오는 17일부로 고객경험본부 내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로 영입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날 발표된 두 건의 인사는 묘하게 연결된다. 정 수석 부회장은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첫 경영시험대에 오른 두 번째 해인 2006년 폭스바겐 출신의 거물급 인사를 영입한 바 있다.

바로 지금 현대자동차그룹의 디자인 총괄 사장인 피터 슈라이어다. 당시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던 슈라이어가 한국의 기아차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사실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그때까지만 해도 현대차의 서브 브랜드 정도로 취급받았던 기아차는 정 부회장의 ‘디자인 혁신’ 전략과 이를 수행한 슈라이어 당시 부사장의 역량에 힘입어 단숨에 ‘디자인 기아’의 명성을 얻으며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렸다.

2009년 현대자동차로 이동하며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을 맡게 된 정 부회장은 몇 년 뒤 또다시 자신의 경영능력을 평가받을 상황에 처했다. 적절한 가격에 무난한 품질의 차를 내놓던 전형적인 ‘대중 브랜드’로 정체돼 있던 현대차를 프리미엄‧고성능 브랜드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 ‘혁신’의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던 시기에 정 수석 부회장은 역으로 이들을 벤치마킹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전략을 이행할 이들은 바로 ‘적진’에 속해 있던 인사들이었다.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한 2015년 말. 정 수석 부회장은 폭스바겐그룹의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 브랜드 총괄과 최고급차 브랜드 벤틀리의 수석디자이너를 잇달아 영입했다. 현재 제네시스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부사장과 현대디자인센터장을 맡고 있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다.

이들은 제네시스 출범 초기 브랜드전략과 신차 디자인을 맡아 브랜드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보다 앞서 2014년 말 영입된 알버트 비어만 고성능차 담당 사장은 BMW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 출신이다. 현대차의 고성능차 브랜드 ‘N’ 출범에 앞서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 수석 부회장이 영입한 인물이다.

정 수석 부회장은 이후로도 경쟁사의 거물급 ‘인재 사냥’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BMW 출신 파예즈 라만 상무를 영입해 제네시스 아키텍처 개발실장 자리에 앉혔고, 부가티 출신 알렉산더 셀리파노브 디렉터를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으로 영입했다. 벤틀리 출신 사이먼 로스비 상무에게는 중국디자인 담당을 맡겼다.

올해 들어서는 BMW의 고성능차 브랜드 ‘M’ 사업부 출신의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현대차 고성능 사업부장으로 영입했고, 상용차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다임러 트럭 출신의 마이크 지글러 이사(현대차 상용 R&D전략실)와 벤츠 출신의 마크 프레이뮬러 이사(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를 각각 영입했다. 미래기술전략실의 마틴 붸어레 이사도 외국계인 BMW코리아 출신이다.

이번에 영입한 코넬리아 슈나이더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까지 포함하면 정 수석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과 현대차 부회장 시절 영입한 외국인 임원은 총 12명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으로부터 영입한 자율주행 전문가 이진우 상무(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과 2016년 벤틀리에서 영입한 이상엽 상무(현대스타일링 담당) 등 해외 경쟁사 출신 한국인 글로벌 전문가까지 포함하면 총 14명이다.

현대차그룹 경영 총괄 역할을 맡아 완성차 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철강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게 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앞으로는 어떤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해 그룹의 역량을 업그레이드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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