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 문제 봉합됐지만…재정 부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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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해고자 문제 봉합됐지만…재정 부담 어쩌나
    정치 논리로 복직 스케줄 앞당겨…희망퇴직자 복직도 부담
    복직 인원 수용여력, 내년 출시되는 코란도C 후속 성공 여부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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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14 12:19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쌍용자동차

    정치 논리로 복직 스케줄 앞당겨…희망퇴직자 복직도 부담
    복직 인원 수용여력, 내년 출시되는 코란도C 후속 성공 여부에 달려


    쌍용자동차가 내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119명을 모두 복직시키기로 합의하면서 지난 2009년 구조조정 사태 이후 9년을 끌어 오던 논란을 일단 봉합했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정치권의 압력에 밀려 무리하게 복직 스케줄을 앞당기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일고 있다. 쌍용차는 구조조정 사태 이후 지금까지 201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를 기록해 왔으며 올해도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잘못하면 기존 5000명 직원의 일자리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사측과 노동조합,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14일 서울 광화문S타워 경제사회노동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인 71명을 올해 말까지 채용하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해고자 전원 복직 시기가 확정되면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서도 2009년 구조조정과 관련한 일체의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고 이와 관련된 시설물과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회사를 상대로 한 2009년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민형사상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해고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란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지난 2015년 ‘노노사 합의’ 당시보다 해고자 복직 스케줄이 당겨지면서 회사측이 감당해야 하는 재정 부담이 커졌다는 게 문제다.

    당시 ‘노노사 합의’는 해고자, 희망퇴직자, 신규인력 등을 ‘3 : 3 : 4’ 비율로 채용한다는 원칙이었고, 채용 규모와 시기도 신차출시에 따른 매출 확대와 인력수요 증가 등 경영상황에 맞춘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쌍용차 옥쇄 파업 진압 당시 과도한 경찰력 행사 및 인권침해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해고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거래 의혹과 맞물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쌍용차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정부와 정치권의 압력이 거세졌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방문 때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회장에게 해고자 문제에 신경을 써달라고 요청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번 ‘노노사정 합의’는 기존 ‘노노사 합의’에 ‘정(정부)’자가 더 붙었다. 쌍용차가 정부의 압력에 밀려 기존보다 당겨진 해고자 복직 스케줄을 내놓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일견 119명이라는 해고자 숫자가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아직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쌍용차에게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복직된 해고자는 회사를 떠나 있던 9년 간의 근속연수를 보장받는다. 신입사원 대비 연봉이 평균 2800만원 가량 높다. 단숨에 고액연봉자가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이들 뿐 아니다. 이번 합의에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1000여명의 희망퇴직자도 잠재적인 복직 대상자다. 쌍용차 관계자는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기존 2015년 합의대로 복직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으나, 해고자 복직 스케줄을 앞당겼으니 희망퇴직자들 사이에서도 같은 요구가 있을 수 있다.

    쌍용차는 2009년 구조조정 사태 이후 2016년 280억원으로 흑자에 턱걸이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도 653억원 적자였고, 올해도 상반기까지 3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연간 흑자전환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지난 2013년부터 무급휴직자와 해고자, 희망퇴직자들의 복직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왔지만 모두 티볼리, G4렉스턴, 렉스턴스포츠 등 신차 출시에 따른 매출 확대와 인력수요 증가에 발맞춘 것이었다.

    이번처럼 정치적 논리에 따라 무리하게 복직을 진행했다가는 재정 부담이 심해져 경영정상화는 더 늦춰질 우려가 크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력과잉상황에 대비해) 내년 상반기까지 부서 배치를 받지 못한 복직 대상자는 내년 말까지 6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여지를 뒀다”면서 “내년 출시 예정인 코란도C 후속모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복직 인력을 수용할 만한 일감 확보 여부도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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