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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수익성 해석 놓고 금감원-업계 신경전


입력 2018.09.14 06:00 수정 2018.09.14 06:21        배근미 기자

카드사 순익, 회계기준 따라 “50% 확대” vs “30% 감소”…업계 반발

“마케팅 과열” vs “수수료 인하” 수익성 악화 원인 놓고도 ‘의견 분분’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장 금감원이 회계기준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는 2가지 실적 결과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카드업계 수익성 악화 원인에 대해서도 마케팅 과열 때문이라는 감독당국과 카드 수수료 인하 때문이라는 업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장 금감원이 회계기준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는 2가지 실적 결과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카드업계 수익성 악화 원인에 대해서도 마케팅 과열 때문이라는 감독당국과 카드 수수료 인하 때문이라는 업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감원이 회계기준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는 두 가지 실적 결과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수익성 악화 주 요인에 대해서도 마케팅 과열 때문이라는 감독당국과 카드 수수료 인하 때문이라는 업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카드사 순익, 회계기준 따라 “50% 확대” vs “30% 감소”…업계 반발

14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2일 ‘2018년 상반기 카드사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81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2731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6개 카드사(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우리, 롯데)의 상반기 순이익이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200%(193.2%)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감독당국은 이와 관련해 “카드이용액 증가로 가맹점수수료 수익 및 할부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카드사간 경쟁 심화 등으로 마케팅비용 또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같은 보도자료 상 참고로 제시된 ‘IFRS 기준 순이익 현황’에서는 이와 정반대 양상을 나타냈다. 이에 따르면 동기간 IFRS 기준 카드사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191억원) 대비 31.9%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측은 "감독규정 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잡기 때문에 카드사가 발표하는 회계기준(IFRS) 순이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이번 상반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감독기준 순이익과 IFRS 기준 순이익 격차가 커 함께 기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두 자료 모두 상반기 순이익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비중이나 무게 중심은 감독규정 상 순이익 부분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리스크 강화를 요구하는 감독당국 요구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렸는데 감독당국이 이제와서 이를 수익성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당국 스스로 국제회계기준(IFRS)을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마케팅 과열” vs “수수료 인하” 수익성 악화 원인 놓고도 ‘의견 분분’

카드사 수익성 악화의 원인을 놓고도 감독당국과 카드업계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수익성 악화 원인을 둘러싸고 금융당국은 과당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를 주 요인으로 꼽고 있는 반면, 업계는 범정부 차원의 가맹점 수수료율 정책을 주 요인으로 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이번 자료를 통해 지난 2014년 2조2000억원에 달했던 카드사 순익이 3년 만인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급감한 가운데 마케팅 비용은 4조원에서 6조원 수준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등 외형경쟁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제살깎기식 외형 경쟁으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마케팅 활동의 자제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향후 마케팅 비용 등에 대한 감독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카드업계 측은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효과 분석은 배제하고 마케팅 비용 감축만 언급하면서 일부 효과만 과장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금감원의 '외형경쟁' 지적에 대해서도 "마케팅 비용에는 광고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이 캐시백과 포인트 등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혜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카드 이용액도 늘었는데 단순히 순이익 감소만 가지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고 압박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어떠한 의도도 없다'는 금감원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가 향후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도 언급했듯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계자료를 통해 순익 증가를 강조한 것 자체가 추가 여력이 있다는 것을 여론화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나"라며 "적격비용 산정을 앞두고 악재로 작용할까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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