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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브론트 퇴출 롯데, 그리운 린드블럼


입력 2018.09.14 06:00 수정 2018.09.14 01:11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외인 투수 듀브론트 웨이버 공시 발표

린드블럼과 재계약 실패 큰 타격

11일 두산전에서 조기 강판된 듀브론트. ⓒ롯데 자이언츠 11일 두산전에서 조기 강판된 듀브론트. ⓒ롯데 자이언츠

지난 12일 롯데가 외국인 투수인 펠릭스 듀브론트를 웨이버 공시하기로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그가 현재 구위로는 1군에서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해 2군행을 통보했으나 듀브론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양측이 합의한 끝에 웨이버 공시라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는 확장 엔트리가 시행되고 있는 9월이다. 현재 시점에서 새로 영입하는 선수는 등록을 할 수는 있더라도 포스트시즌에서는 뛸 수가 없다. 그렇기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는 팀은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더라도 8월 안에 구성을 마무리하는 것이 보통이다.

9월에 전력의 축인 외국인 선발투수를 대체할만한 선수도 없이 팀에서 내보낸다는 것은 사실상 시즌을 마감하고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

현재 롯데는 5위 LG에 6경기차로 뒤지고 있다. 시즌 전에는 "부산에 우승 냄새가 난다"며 우승후보임을 자청하던 롯데가 어떻게 이런 처지가 된 것일까.

개막전 이후 7연패를 당하며 최악의 스타트를 보였지만 이후 롯데는 7연속 우세 3연전을 가져가며 상승세를 타기도 했고, AG 휴식기 직전 2주일 정도는 지난 시즌 후반기를 연상시킬 만큼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휴식기 이후 외국인 원투펀치가 거짓말처럼 무너지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롯데는 레일리와 듀브론트를 휴식기 이후 1,2선발로 내세우며 승수 쌓기를 노렸지만 정작 이들이 나섰던 4경기에서 팀은 모두 패하고 말았다.

레일리와 듀브론트 역시 단 1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믿었던 외국인 선발들이 버텨주지 못하면서 롯데는 추격을 할 동력을 잃고 만 것이다.

애초 롯데의 구상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던 린드블럼과 레일리를 모두 재계약해 2018시즌을 맞이하겠다는 생각이었다.레일리와는 무난하게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린드블럼과는 재계약 협상이 여의치 않았다. 재계약은 고사하고 롯데와 린드블럼은 서로 언론을 통해 상대방의 협상 태도를 지적하는 등 양 측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말았다.

롯데는 레일리 이상의 금액을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린드블럼의 가치를 눈여겨보던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결과 린드블럼은 2018시즌 MVP급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두산의 독주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다.

린드블럼과의 협상에서 갈등을 자초한 롯데(출처:야구카툰 야알못 중)ⓒ 케이비리포트 린드블럼과의 협상에서 갈등을 자초한 롯데(출처:야구카툰 야알못 중)ⓒ 케이비리포트

사실 KBO리그에서 린드블럼의 가치를 가장 빨리 알아보고 마지막까지 인정한 것은 롯데였다. 2015시즌 롯데는 피츠버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있던 린드블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까지 지불하는 정성을 쏟았다. 리그에서 뛸 당시에도 롯데는 한화가 시즌 중반 영입한 양키스 출신 로저스를 영입할 때에도 KBO리그 최고의 외인 투수는 린드블럼이라며 엄지를 치켜 세우기도 했다.

지난 해 7월 12일에도 롯데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린드블럼을 재신임했다. 당시 롯데는 부진했던 외국인 애디튼을 방출하고 팀의 성적을 끌어올린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두가 메이저리그 출신의 새 얼굴 영입을 기대했지만 롯데는 2년간 팀에 몸담았던 린드블럼을 다시 불러들였다.

당시는 오히려 롯데가 하락세인 린드블럼에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롯데는 검증되지 않은 메이저리그의 새 얼굴보다 린드블럼이 KBO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일만한 투수라고 말하며 그를 신임했다.

그 결과 린드블럼은 후반기 안정적인 피칭으로 동료 레일리와 강력한 원투펀치 조합을 이루며 팀을 3위로 수직상승 시켰다. 이 뿐만 아니라 이어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차전 MVP로 선정될만큼 뛰어난 피칭을 보이며 팀을 마지막까지 지켰다. 자신을 믿어준 팀에게 결과로 보답한 것이다.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해버린 롯데에는 지난 해까지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그런 외국인 투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를 가장 잘 알아보고 신뢰하던 것은 정작 롯데였다. 하지만 롯데는 협상과정에서 갈등을 자초해 검증된 선발을 내줬고 그 결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양질의 외국인 투수는 한정적이다. 때문에 린드블럼처럼 검증된 외국인 선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확실히 지켜야할 자원이다. 외국인 농사를 그르친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가장 큰 이유다.

글: 이정민,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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