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수십조 든다는데…정부, 1년치 예산만 비준 요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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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22일 00:12:12
    남북경협 수십조 든다는데…정부, 1년치 예산만 비준 요청 '논란'
    대북제재 해소 등 불확실성 여전…수십조 '퍼주기' 논란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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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12 14:53
    박진여 기자(parkjinyeo@dailian.co.kr)
    ▲ 정부는 전날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내년도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비용추계로 총 4712억 원을 추산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대북제재 해소 등 불확실성 여전…수십조 '퍼주기' 논란 의식했나

    남북 경제협력 사업 등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비용이 최소 수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당장 내년도 1년치 예산만 공개하면서 향후 남북 협력사업에 소요될 재원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전날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내년도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비용추계로 총 4712억 원을 추산했다. 남북 철도·도로 관련 예산과 산림협력을 포함해 2986억원이 추가 산정된 것으로, 내년도 사업추진에 필요한 예상비용이다.

    판문점선언이 법적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국회비준이 필요하지만, 야당은 정부가 제출한 비용추계서를 '비현실적인 계산서'라며 비판하고 있어 향후 여야 공방이 예고된다. 남북이 추진을 준비 중인 경협사업 규모에 비해 정부가 제시한 금액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향후 예산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다는 게 야당의 지적이다.

    실제 남북 철도·도로 현대화를 완료하는 데만 최소 수조원 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기관과 민간업체들은 북한의 인프라 개발 투자비용으로 수십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측해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4년 추산한 북한 내 인프라 육성에 필요한 비용은 156조원으로 추산됐으며, 철도·도로 사업에만 각각 86조원과 42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추산한 북한 인프라 투자 비용은 철도 57조원, 도로 35조원 등 112조이며, 씨티그룹이 추사한 금액도 철도와 도로에 70조8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 정부는 전날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내년도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비용추계로 총 4712억 원을 추산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관련 보고를 근거로 야당은 수조원의 남북경협 사업이 예고됐지만, 비용추계서에는 내년도 비용만 적시돼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재정추계서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은 논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고 반발했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최소 5년간의 장기 추계를 밝히지 않으면 비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철도·도로 현대화 등 남북 경협 사업에 수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임에도 전체 예산이 아닌 당장 1년치 예산만 보고 비준 여부를 심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야당은 "수십조로 불어날 경제협력 예산을 감추기 위해 비용을 축소계상해 어물쩍 비준 동의를 받으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해 2019년도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정 소요만 산정했다"며 "연도별 세부적인 재원 소요는 북한 현지조사, 분야별 남북 간 회담과 실무접촉 등을 통해 사업 규모와 기간이 확정된 후 산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등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만큼 비용추계서가 구체적이지 않은 부분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정부로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 속 북한과 전체 사업 규모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 등 여러 변수가 도사리는 상황에서 수십조원의 비용을 제시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북한 경제개발 및 남북경협 지원에 있어 대북제재 위반과 '퍼주기' 논란이 제기돼온 터였다.

    이 같은 상황 속 여야는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야당의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타협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데일리안 = 박진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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