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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난제’ 기성용 짝 과연 누구?


입력 2018.09.12 11:50 수정 2018.09.12 10:17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남미 강호 칠레와의 평가전서 0-0 무승부

중원 힘싸움 이겨낼 기성용 단짝 찾아야

대표팀은 기성용을 받쳐 줄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표팀은 기성용을 받쳐 줄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 축구는 아직도 기성용의 짝을 찾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KEB 하나은행 초청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표팀은 2연속 만원 관중의 함성에 힘입어 FIFA 랭킹 12위 강호 칠레와 대등하게 맞섰지만 아쉽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잘 싸웠다. 대표팀은 칠레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경기 흐름을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 황희찬이 폭발적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로 칠레 진영을 휘저었고, 황의조의 예리한 공간 침투가 득점을 기대케 했다. 캡틴 손흥민도 과감한 슈팅과 예리한 패스로 공격의 날카로움을 더했다.

비록 만원 관중의 함성을 한데 모은 득점은 없었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과 7일 코스타리카전 완승의 분위기를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칠레였던 만큼, 숙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비 지역에선 상대의 압박에 당황해 실점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이 보였다. 코스타리카보다 훨씬 강한 수비진을 상대한 공격진은 잦은 패스 실수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황희찬과 손흥민 등 개인 능력에 의존해 기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이었다.

특히 중원이 아쉬웠다. 세계적인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이 이끄는 칠레 중원은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줬다. 안정적인 볼 소유 능력을 앞세워 대표팀의 압박을 손쉽게 이겨냈고, 한 박자 빠른 패스로 공격의 날카로움을 더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순간적인 압박은 한국의 전진을 막고, 공격을 무뎌지게 만들었다.

기성용만 제 몫을 했다. 그는 비달과 차를리스 아랑기스 등 유럽 최정상급 자원에 밀리지 않는 볼 키핑, 패스, 경기 운영 능력 등을 보여줬다. 최후방과 전방을 쉼 없이 오가는 활동량도 여전했고, 상대의 공격 속도를 늦추는 압박과 볼 커팅도 훌륭했다. 이날 최우수선수(MOM)도 기성용이었다.

여기서 가장 큰 숙제가 나왔다. 벤투 감독은 2010 남아공 월드컵 김정우 이후 지금까지 찾지 못한 기성용의 짝을 만들어야 한다. 9월 A매치 2경기에서 기성용과 호흡을 맞춘 정우영은 아쉬운 점이 많다. 압박이 덜한 상대를 만나면 강점인 패싱력과 여유로운 경기 운영 능력이 빛을 발하지만, 이날처럼 강호와 맞대결에선 존재감이 떨어진다.

정우영은 지난 4년간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받기도 했다. 능력이 있는 선수가 분명하지만, 한계를 여러 차례 확인했다는 뜻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자 이날 정우영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선 황인범, 경남 FC의 상승세를 이끄는 최영준, 나이는 어리지만 제2의 기성용이라 불리는 김정민 등 새 얼굴의 시험이 필요해 보인다.

사실 기성용의 대체자도 하루빨리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기성용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은퇴의 뜻을 비친 바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 차두리가 그랬듯이, 2019 UAE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은 아니라도 새로운 중원 조합 실험이 불가피하다.

벤투 감독이 꿈꾸는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선 중원이 살아야 한다. 중원이 중심을 잡아주며 분위기를 가져와야 빠른 공격 축구가 가능하다. 중원이 힘을 쓰지 못한다면, 이날처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의 난제나 다름없는 기성용의 짝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가 만들어갈 대표팀 중원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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