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 잡아라"…한국·바른미래, '소상공인'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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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2일 09:07:05
    "성난 민심 잡아라"…한국·바른미래, '소상공인' 쟁탈전
    한국당, 소상공인 생존권 범국민서명운동 선포
    이언주 바른미래당 맹활약 맞서 '민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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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11 05: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한국당, 소상공인 생존권 범국민서명운동 선포
    김병준 "소득주도성장 밀어붙이는 것은 폭정"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함진규 정책위의장 등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시장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확보를 위한 최저임금 제도개혁 범국민서명운동 선포식을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강행을 "폭정"이라고 규정하며 격하게 비판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단단히 뿔이 난 소상공인·자영업자 민심을 잡기 위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쟁탈전이 치열한 양상이다.

    한국당은 10일 서울 영등포시장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확보를 위한 최저임금 제도개혁 범국민서명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평소 완곡한 말투를 사용하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폭정(暴政)'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시장 상인들을 격동시켜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최저임금을 비롯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을 그냥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지적을 하고 문제가 터져 나오는데도 고치지 않고 가는 것은 폭정"이라고 규탄했다.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700만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지난 8월 29일 폭우 속에서도 '나를 잡아가라'며 울부짖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정책은 요지부동"이라며 ▲최저임금 제도개혁 법안 마련 ▲최저임금 결정시 소상공인 목소리 반영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들의 소상공인 목소리 대변 등을 약속했다.

    이날 서명운동 선포식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민심 쟁탈전에 한국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다시 뛰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에 가장 먼저 주목했던 정치인은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여름 현 정부가 집권 직후 최저임금을 16.4% 인상하자, 이대로라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전부 몰락할 것으로 보고 이들과의 연대 활동에 주력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 세력이 혼재됐던 옛 국민의당의 특성상 이 의원의 노력이 당 차원으로 확대되기 어려웠다. 이 의원이 민주노총과 진보 세력의 집중 타겟이 됐는데도, 국민의당 동료 의원들 중 일부는 "최저임금은 올려야 한다" "보수로 가자는 말이냐" 등의 말을 하며 오히려 이 의원에게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언주, 소상공인 주목했지만 당 차원 확대 못해
    홍문표 사무총장, 직능위 정비하며 MOU 체결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지난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으로부터 정책제안서를 전달받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러는 사이 밑바닥 민심을 전달받은 한국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 시절 홍문표 사무총장이 열성적으로 당의 직능조직을 정비하면서 소상공인 운동에 주목했다.

    올해 1월 전국 시·도당 신년인사회를 할 때, 충남도당이 충남소상공인연합회가 MOU를 체결하는 등 당과 소상공인 조직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홍준표 대표는 당시 이러한 움직임에 고무된 듯 "거리로 내몰리는 700만 자영업자에 배우자와 자식 하나씩만 쳐봐도 2100만"이라며 "민심을, 선거를 움직이는 자영업자가 (정부에) 등을 돌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선거 때만 적당히 쓰다가 버렸던 중앙직능위원회를 다시 철저히 보완하고 있다"며 "253개 지구당에 26개 분과를 두고 분과마다 300명의 회원을 두도록 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이러한 움직임은 6·13 지방선거 대패와 이로 인한 리더십 공백, 당직 총사퇴와 교체 등으로 연속성을 갖지 못하고 끊어졌다.

    반면 이언주 의원은 국민의당이 분당되며 좀 더 보수 성향을 띈 바른미래당으로 소속 정당이 거듭나자, 바른정당 출신 정운천 의원과 시장경제살리기연대를 결성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운동에 보다 깊숙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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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은 지난해 여름 최저임금 16.4% 인상이 결정된 직후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에 주목하고 연대 활동을 펼쳐왔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소상공인 생존권 국민연대가 결성되자 지난달 29일 3만여 소상공인이 참석한 소상공인 총궐기 국민대회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으며,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단상에서 연대사를 했다. 이후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통받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에 주목해 중소기업생존연대 결성을 지원하고, 제1차 중소기업 생존 원탁회의를 주최했다.

    최근 "당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이 의원이지만, 활동의 성과는 결국 당으로 수렴됐다. 지난 2일 선출된 손학규 대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직능단체 회장단 간담회에서 따뜻하게 환영받았다.

    평소 이 의원의 활동을 잘 알고 있던 회장단은 "바른미래당이 원내 1당이 돼달라"고 덕담했다. 김선희 한국이용사회중앙회장은 "당대표가 오는 이 자리에 이언주 의원도 오려다가 못 오게 돼서 아쉽다"고 했으며,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회장은 "이언주 의원의 (유튜브) 방송을 내가 계속 챙겨본다"고 했다.

    손 대표는 이날 깊은 감명을 받은 듯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민생 현장을 찾아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는데 바른미래당이 앞장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소상공인·자영업자 민심 잡기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날 한국당의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은 '비대위 체제' 출범 전후로 주춤했던 쟁탈전에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 전통적으로 직능 조직이 탄탄했던 것은 보수 정당의 적자(嫡子)인 자유한국당"이라며 "정권을 빼앗긴 이후 계속된 리더십 부재와 공백으로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활약에 가린 점이 있지만, 당 차원의 총력전으로 간다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대안 정당으로 곧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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