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기함 K9, 1세대 한계 벗고 5개월째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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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기함 K9, 1세대 한계 벗고 5개월째 순항
    제네시스 EQ900급 상품성에 G80급 가격으로 '가성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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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10 14: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 신형 K9.ⓒ기아자동차

    제네시스 EQ900급 상품성에 G80급 가격으로 '가성비' 효과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K9 2세다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 출시 5개월째 세 자릿수 판매실적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세 달 반짝 신차효과만 누리고 판매가 곤두박질 친 1세대 모델의 아픈 과거를 씻고 기아차의 볼륨 모델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기아차에 따르면, 신형 K9은 지난 4월 출시 이후 8월까지 5개월간 720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판매 첫 달 1203대에서 5‧6월 두 달 연속 1600대 이상을 기록한 이후 7월 1455대, 8월 1204대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세 자릿수는 깨지지 않고 있다.

    기아차가 올해 신형 K9의 판매 목표로 잡은 올해 1만5000대를 달성하기엔 다소 부족해 보이지만 기본 5000만원대에서 시작해 최고트림 가격이 1억원에 육박하는 고급 대형 세단으로서는 양호한 실적이다.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EQ900도 압도한다. 하반기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앞둔 EQ900는 지난해 10월 이후 1000대 미만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8월에는 405대에 그쳤다.

    신형 K9이 5개월째 양호한 판매실적을 유지함으로써 기아차는 과거 1세대 K9 출시 당시 부진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얻게 됐다.

    2012년 5월 기아차의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오피러스를 대체해 탄생한 K9은 당시 국내 시장에서 한창 점유율을 높이고 있던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공세를 저지할 대형 고급 세단으로 기대를 모았다.

    당시 대형 플래그십 세단은 ‘쇼퍼드리븐(주인이 뒷좌석에 앉는 차)’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던 상황에서 ‘오너드리븐(주인이 직접 운전하는 차)’ 시장을 겨냥한 것도 프리미엄 수입차 소비자들이 운전 재미를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었다.

    출시 초기 기아차는 K9의 국내 월 판매량을 2000~2500대 가량으로 예상했다.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나온 예상치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판매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신차 효과가 집중되는 첫 3개월간은 그나마 1500대 내외의 실적으로 선방하는 듯 보였으나 이후로는 계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리다 단 한 번도 월 세 자릿수를 점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월평균 400여대로 판매량이 급감했고, 2014년에는 300여대로 떨어졌다. 2014년 11월 일부 디자인과 상품성을 개선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출시했지만 떨어진 인기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고, 2015년 실적도 2014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차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킨 이후인 2016년 K9의 월평균 판매실적은 200여대까지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월 100대를 넘기기도 힘겨운 군소 모델로 전락했다.

    1세대 K9은 현대차 에쿠스 및 제네시스(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전의)와의 직접적인 판매 간섭을 피하기 위해 두 차종의 중간 정도에 걸쳐놓은 애매한 포지션이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또한 ‘오너드리븐’ 모델을 표방하고도 오너드라이버들이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제공해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2세대 모델은 차체 크기를 키우고 엔진 라인업을 상향 조정하고 최고급 사양을 대거 적용해 에쿠스 후속 모델인 EQ900에 가까운 수준까지 상품성을 높이면서 전작이 안고 있던 '애매한 포지션'의 핸디캡을 벗었다.

    반면 가격은 하위 차급인 제네시스 G80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최고급 차종 내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가성비’를 갖추게 됐다.

    이같은 가성비는 신형 K9이 1세대 모델과는 달리 5개월째 양호한 판매실적을 유지해온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국산차의 고유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임원용 법인차나 고위공직자용 의전차 시장에서는 확실한 위치를 구축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직급별로 허용되는 가격이나 배기량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기한다면 더 큰 차체와 더 높은 출력을 제공하는 차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산이 고정됐다는 전제 하에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보다 넓은 실내공간과 고출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G80보다 K9이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 “K9은 각종 편의사양과 감성 품질 면에서도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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