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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하게 탄생한 '편의점 캐시백'…일년만에 폐지수순


입력 2018.09.10 14:00 수정 2018.09.10 14:44        이나영 기자

홍보 부족·ATM 수수료 면제 혜택 등으로 필요성 못느껴

한달에 한 건도 안돼…우리, 10월 중순부터 시범서비스 종료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편의점 캐시백 서비스가 일년여 만에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편의점 캐시백 서비스가 일년여 만에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편의점 캐시백 서비스가 일년여 만에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복잡한 이용 절차와 홍보 부족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유명무실해지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마트24와 GS25 일부 지점에서 운영하던 편의점 캐시백 시범서비스를 오는 10월 19일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캐시백 서비스는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체크카드 현금 IC나 신용카드 현금 IC로 계산하면서 인출하고 싶은 금액을 함께 결제하면 현금으로 받아갈 수 있는 서비스로, 2016년 10월 중순부터 도입됐다. 현재 우리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이마트24와 GS25, CU 일부 지점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2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제2차 국민 체감 20대 금융 관행 개혁 과제’ 중 하나로 금융소비자들의 편의를 증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영업점 창구나 자동화기기(ATM·CD)기 이외에 편의점에서도 현금인출이 가능하도록 현금인출 채널을 확대하고 수수료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다.

기존 공동자동화기기를 이용하면 은행 영업시간 구분에 따라 1000원~1300원 수준의 이용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지만 캐시백 서비스의 경우 은행 영업시간 구분 없이 편의점 이용시간 동안 900원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하지만 저렴한 수수료임에도 불구하고 캐시백 서비스 이용 실적은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한 달에 한 건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케이뱅크·카카오뱅크)이 편의점을 고객과의 접점으로 활용했고 기존 시중은행들도 편의점과 협약을 맺고 편의점 내 ATM기에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사실상 캐시백 서비스가 무용지물이 된 모습이다.

또한 홍보 부족 등으로 캐시백 서비스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는 물론 편의점 점주들도 부지기수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사용이 늘면서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적다는점도 캐시백 서비스 이용 부진 요인 중 하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이 캐시백 서비스를 밀어붙이자 은행들이 어쩔 수 없이 참여하긴 했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아 비용 측면에서 은행은 물론 편의점 측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은행 영업점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은행이나 ATM기 찾기가 크게 어렵지 않은데다 현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캐시백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성이 전혀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타 은행들도 편의점 일부 지점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서비스 지역 등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GS25 내 ATM기에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캐시백 서비스와 중복된다고 판단했다”며 “이마트24와는 새로운 결제망을 이용한 캐시백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이마트24, GS25, CU 등 일부 점포에서 캐시백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는 단계지만 확대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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