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수주 달성률 52%…믿을 건 '해양플랜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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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0일 21:05:34
    조선 ‘빅3’ 수주 달성률 52%…믿을 건 '해양플랜트' 뿐
    빅3 올해 수주목표 303억달러 중 달성액 160억달러 불과
    해양플랜트 한방이면…목표액 달성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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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11 06:00
    김희정 기자(hjkim0510@dailian.co.kr)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

    빅3 올해 수주목표 303억달러 중 달성액 160억달러 불과
    해양플랜트 한방이면…목표액 달성 순식간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이 8개월여가 지난 현재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가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 산술적으로 연말까지 목표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부족분을 단번에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척당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해양플랜트 뿐이다. 대형 조선사들은 그동안 해양플랜트 사업 부실로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구조조정 상황으로 떠밀렸지만 결국 일감 확보를 위해서는 다시 해양플랜트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의 9월초 현재 누적 수주액은 총 160억달러로, 연초 내세웠던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 303억달러의 5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올해 148억달러(상선부문 132억달러, 해양부문 16억달러)를 수주목표로 정했다. 이들 3사의 9월초 기준 잠정수주 실적은 88억달러로, LNG(액화천연가스)선 14척, LPG선 10척, 컨테이너 34척, 탱커 43척 등 총 106척을 수주했다.

    달성률은 59%로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절반을 넘겼다. 하지만 비싸봐야 2억달러 수준인 상선 수주만으로는 4개월 내에 나머지 60억달러를 채우기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연초 82억달러의 수주목표를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수주한 실적은 37억달러로 달성률은 42%에 불과하다. LNG선 9척, 컨테이너선 8척, 유조선 14척(셔틀탱커 포함), 특수선 3척 등 총 34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73억달러의 수주목표액 중 8월까지 35억4000만달러를 수주해 48%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LNG운반선 12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5척, 특수선 1척 등 28척을 수주했다.

    ▲ 대우조선해양이 스타토일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고정식 해양플랜트 ⓒ대우조선해양

    지금까지 빅3가 달성한 수주현황을 보면 해양플랜트 하나 없이 순전히 상선으로만 이뤄졌다. 상선은 안정적인 일감이긴 하지만 조선 업황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선 수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고가 선박인 LNG운반선도 척당 2억달러를 넘지 못한다.

    반면 해양플랜트는 보통 10~20억달러(약 1~2조원) 규모로 선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덩치가 큰 사업이다. 해양플랜트 ‘한방’이면 목표액 달성은 순식간이다.

    올해 남은 기간 해양플랜트 수주에 가장 가까이 있는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20억달러(약 2조원) 규모 해양플랜트인 로즈뱅크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수주를 두고 싱가포르 셈코프마린과 경합중이다. 발주는 미국 오일 메이저 셰브론이며 결과는 추석 즈음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셈코프마린과 최종까지 갔다”며 “결과는 나올 때까지 예상할 수 없지만 일단 확률은 반반인 셈”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셈포크마린과 맞붙은 적이 있다. 10조원 규모의 요한 카스트버그 해양플랜트 입찰에서 셈코프마린과 최종까지 갔지만 아쉽게도 고배를 마셨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기본적으로 ‘상선시장 집중’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적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되는 상황을 고려해 “해양플랜트 수주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수주전에 뛰어든 해양플랜트에는 인도 에너지기업 릴라이언스 에서 발주하는 FPSO와 베트남 푸꾸옥 페트롤리엄(Phu Quoc Petroleum)사의 블락비(Block B)가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베트남 페트롤리엄사의 블락비와 수주 협상 진행 중이며 미국 엘로그(Llog)사의 킹스랜딩(King's landing) 프로젝트에도 발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사실 해양플랜트는 조선소에게 ‘양날의 검’이다. 조선사를 ‘죽이기’도 ‘살리기’도 쉬운 사업이다. 해양플랜트는 큰 규모 덕에 단 하나의 프로젝트로도 수년 동안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는 고유가에서만 수익이 나기에 국제유가에 따라 움직인다. 주요 석유개발업체들은 해양플랜트를 발주해도 수익이 나는 손익분기점을 유가 50달러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이 선을 넘긴 것은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발주가 뜸한 상황에서 전세계 조선업체가 ‘저가 수주’ 공세로 경쟁을 하고 있기에 막상 사업이 끝난 후 수익을 얻지 못하고 ‘폭탄’을 떠안을 수 있다.

    그동안 대형 조선3사가 어려움에 처한 것도 이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조선업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 또한 해양플랜트다. 잘 경영한다면 실적과 매출 등에서 이익을 볼 뿐 아니라 '세계 조선업 시장 주도'라는 간접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해양사업은 그동안 대형 조선 3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왔기 때문에 상선 위주의 안정적 수주전략을 짜더라도 해양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과거와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입찰액이나 설계변경 등 계약 조항을 좀 더 보수적으로 설정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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