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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덤’ 벤투 감독, 넘치지 않았던 데뷔전


입력 2018.09.08 00:11 수정 2018.09.09 06:3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축구대표팀, 코스타리카 상대로 2-0 완승

골 터졌어도 아무일 없던 반응의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은 골이 터졌을 때도 무덤덤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벤투 감독은 골이 터졌을 때도 무덤덤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의 데뷔전은 기대대로 성공적이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친선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전반 33분 이재성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32분 남태희의 추가골까지 더해 완벽한 승리를 벤투 감독에게 선사했다.

이날 코스타리카전은 앞으로 4년간 한국 축구를 맡을 벤투 감독이 직접 지휘하는 경기라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에 화답하는 2만여 만원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놀라운 점은 ‘포커페이스’에 가까웠던 벤투 감독의 표정이다. 벤투 감독은 경기 내내 사실상 리액션이 없을 정도로 차분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먼저 첫 번째 골이 나온 전반 32분, 기성용의 기가 막힌 패스가 뒷공간에서 날아들었고 이를 받은 남태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감독 입장에서는 격한 반응이 나올 법도 했지만 벤투 감독은 파울만을 확인한 뒤 특유의 동그란 눈만 치켜든 채 발걸음을 벤치로 향했다.

반전은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실축이었다. 손흥민이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맞았고, 이를 이재성이 골로 연결시키며 벤투 감독의 부임 후 첫 골이 터졌다. 감격스러울 법도 했지만 벤투 감독은 벤치에 앉은 채 남의 일인 듯 느긋하게 지켜볼 뿐이었다.

두 번째 골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32분 역습 과정에서 손흥민으로부터 패스를 받은 남태희가 기가 막힌 개인기에 이은 슈팅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스포트라이트는 당연히 벤치 쪽으로 향했고, 벤투 감독은 이때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교체 투입될 황인범에게 작전지시를 내릴 뿐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골 모두 공통점이라면 역습과정에서 이뤄진 골이었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어설픈 수비와 부정확한 공격 전개로 축구팬들의 질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빠르고 역동적인 한국 특유의 축구 색깔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벤투 감독의 축구 스타일은 향후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립될 전망이다. 다만 자신의 데뷔전에서 축구팬들의 속을 뻥 뚫게 만드는 전술로 호평을 이끌어낸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에 예측이라도 했듯 과하지 않은 리액션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희망차게 밝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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