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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대출 첫 130조 돌파…풍선효과 계속


입력 2018.09.08 06:00 수정 2018.09.08 07:10        부광우 기자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생보업계 대출채권 총 132조…1년 새 11조↑

1금융권 규제 풍선효과…IFRS17 앞둔 생보사 입장 더해지며 가속

국내 24개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대출채권은 총 131조9983억원으로 전년 동기(121조1727억원) 대비 8.9%(10조825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24개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대출채권은 총 131조9983억원으로 전년 동기(121조1727억원) 대비 8.9%(10조825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3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풍선효과에 더해 보험업계의 재무 부담을 키우게 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안전 자산을 추구하고 있는 생보사들의 이해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생보업계의 대출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가계 부채의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24개 생보사들의 대출채권은 총 131조9983억원으로 전년 동기(121조1727억원) 대비 8.9%(10조825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각 분기 말을 기준으로 생보업계의 대출이 13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분기 말만 해도 생보사들의 대출채권은 129조1755억원으로 130조원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생보사별로 보면 현대라이프생명과 KB생명을 제외한 22개 생보사의 대출이 일제히 늘었다. 역시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의 대출이 45조2322억원으로 단연 많았다. 이는 1년 전(40조7539억원)에 비해 11.0%(4조4783억원) 증가한 것으로, 생보업계 전체의 34.3%를 홀로 차지하는 액수다.

이어 한화생명의 대출이 18조9221억원에서 19조8189억원으로 4.7%(8968억원) 늘며 삼성생명 다음으로 규모가 컸다. 그 다음으로 대출이 많은 생보사는 교보생명으로 17조7936억원에서 6.1%(1조798억원) 증가한 18조8734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교보라이플래닛생명의 대출이 가장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라이플래닛생명의 대출채권은 15억원에서 35억원으로 133.3%(20억원) 급증하며 1년 새 두 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이밖에 DB생명의 대출도 2조426억원에서 3조577억원으로 49.7%(1조151억원) 늘며 증가율이 가파른 편이었다. IBK연금의 대출대권도 1조4046억원에서 2조230억원으로 44.0%(6183억원)나 증가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대출이 늘고 있는 이유로는 우선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꼽힌다. 천문학적인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을 더욱 졸라매기 시작하면서, 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진 수요가 2금융권인 보험업계로 향한 결과로 해석된다.

보험사들 입장에서 대출 고객들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시점이란 점은 이 같은 대출 이동을 더욱 빠르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IFRS17 본격 시행이 다가오면서 생보사들에게 안전 자산 확보는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에 따른 건전성 부담이 적은 대출의 확대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요소다.

2021년부터 보험업계에는 부채를 현행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금 적립 부담이 커지게 된다. 특히 과거 자산 규모 경쟁 속에서 고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생보사들로서는 고민이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요즘 생보사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대출은 계속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보험업계 대출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고 나선 점은 향후 변수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가계대출의 규모와 건전성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중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대출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금리 상승 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대출과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 확대를 통한 가계대출 구조개선 등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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