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행동' 꺼낸 北, 핵담판 2라운드 '신고·검증'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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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2일 20:46:46
    '동시행동' 꺼낸 北, 핵담판 2라운드 '신고·검증' 무대
    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서해 위성발사장 해체"…검증은?
    文대통령, 北 핵 리스트 제출·美 종전선언 보상 조율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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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07 14:58
    박진여 기자(parkjinyeo@dailian.co.kr)
    ▲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서해 위성발사장 해체"…검증은?
    文대통령, 北 핵 리스트 제출·美 종전선언 보상 조율 과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멈춰있던 비핵화 시계가 다시 움직이는 모습이다. 비핵화에 소극적인 북한이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나름대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협상 목표인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과의 면담에서 비핵화 과정에 대한 미국의 '동시행동'을 강조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및 서해 미사일 엔진실험장 철수 조치에 상응하는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 등 미국의 응답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정 실장은 방북 결과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입장을 전달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풍계리(핵실험장) 갱도 3분의 2가 완전히 붕락해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고,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폐쇄)도 향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했는데, 선의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에 북미 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면서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할 용의와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증명하는 '행동'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북한이 비핵화 선제조치라고 주장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미사일 기지 해체는 이미 기존에 발표된 것으로, 이마저도 전문가의 검증 없이 진행돼 보여주기식 조치로 의혹을 키웠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jtbc 화면촬영 ⓒ데일리안

    북한이 나름대로 '핵심 핵시설 폐기'로 선제적 조치를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핵리스트 제출과 국제사회의 검증 수용 등을 실질적 비핵화 조치로 보고 있다. 현재 답보상태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북한의 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검증 절차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북한의 핵협상 파기의 역사로 미뤄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완전한 비핵화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검증의 시작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진 신고로, 비핵화 대상인 핵물질·핵무기의 범위를 정하는 작업이 우선시 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비핵화 검증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지다. 북한은 과거에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받아들인 바 있으나, 겉으로 드러난 영변 핵시설 외에 숨겨진 지하 핵시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이에 이어지는 북미 후속협상에서는 완전한 핵신고를 포함한 철저한 검증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협상 당사국인 미국의 목표이기도 하다. 미 국무부는 북한과 비핵화 후속협상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로 미국을 설득하는 전략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오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게 중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북한이 수긍할 만한 보상체제가 전제돼야 하는 것으로, 북미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우리 정부가 당면한 과제다.[데일리안 = 박진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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