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대출 승인·금리 산정 허술" SC제일은행에 금감원 옐로카드


입력 2018.09.10 06:00 수정 2018.09.10 06:04        부광우 기자

"전결권자 주관 따라 운영 가능" 일부 주담대 허점

연체 가산금리 산정에도 문제 지적…근거 기준 미흡

SC제일은행의 대출 승인과 가산금리 산정 과정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의 대출 승인과 가산금리 산정 과정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의 대출 승인과 가산금리 산정 과정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SC제일은행의 허술한 내부 통제로 인해 일부 대출이 특정 개인의 판단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있고, 아울러 연체 금리 책정에도 문제가 있다며 해당 절차에 구멍을 메우라고 지시했다.

특히 대출 금리 조작 논란으로 은행들의 내부 통제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특정 은행의 대출 시스템을 꼬집고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이 쏠린다.

10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SC제일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연체 가산 금리와 관련해 경영유의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제재를 받은 금융사는 6개월 내에 이에 대한 조치 결과를 금감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 같은 사후조치도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경우 관련 금융사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금감원은 우선 SC제일은행에게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통제 절차를 강화하라고 통보했다. SC제일은행의 대출은 승인 전결권자 등에 따라 심사역 전결 대출과 선임심사역 이상의 전결 대출로 구분되는데, 심사역 전결 대출의 경우 전결권자의 주관적 판단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다고 봤다.

이처럼 SC제일은행의 심사역 전결 대출 통제 절차가 선임심사역 이상의 전결 대출에 비해 미흡한 점이 있으므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심사역 전결 대출에 대해서도 선임심사역 이상의 전결대출과 동등한 내부 통제를 반영하는 등 합리적인 통제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금감원은 SC제일은행을 향해 연체 가산금리 산정 절차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연체 가산금리의 산정·운용 절차 및 내부 통제와 관련된 내부 기준이 미흡해 명확한 비용 분석이 없이 연체 가산금리가 산정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관련 내규에 연체 가산금리 산정기준에 관한 사항 등을 명시하고, 연체 가산금리를 심사하는 내부 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등 연체 가산 금리의 산정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SC제일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 내용에 남다른 이목이 쏠리는 배경에는 최근 금융권을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은행들의 대출 이자 부당 수취 사건이 자리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자를 과대 산정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가 바로 금감원인데다, 이를 은행들의 내부 통제 부실로 보고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은 주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5가지 사례를 들어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다. 소득이나 담보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아 대출금리가 잘못 산정됐다는 금감원 지적에 일부 은행들은 고의가 아니라 단순한 실수라며 사과하고 더 받은 이자를 환급했다. 은행별로 환급금액은 ▲BNK경남은행 31억원 ▲KEB하나은행 1억5800만원 ▲한국씨티은행 1100만원 등 약 33억원이다.

그 중에서도 경남은행은 대출 금리를 잘못 매겨 이자를 더 받아간 건수가 은행들 가운데 가장 많은 1만2000건에 달해 이번 파문의 주범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경남은행의 허술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남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들에 비해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문제를 더욱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대출 금리 조작 사건을 계기로 모든 은행들의 관련 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나서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와중 나온 특정 은행의 대출 통제 절차에 관한 금융당국의 제재는 금감원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들에겐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