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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특사단 방북에 '뜨뜻미지근 평가' 왜?


입력 2018.09.07 10:39 수정 2018.09.07 13:37        이배운 기자

핵물질 신고·검증·사찰 등 실질적 비핵화 조치 성과 안보여

전문가 “상황진전 통해 확인할 문제…남북정상회담 매우 중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조선중앙통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6일 특사단 방북결과를 브리핑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의 평가는 뜨뜻미지근한 모양새다.

핵물질 신고·검증·사찰 등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더욱 진전된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여전히 해야 할 막대한 양의 일들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북한과 진행 중인 협상이나 논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끼며 "우리는 유엔 결의안 이행과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약속 이행을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특사단 방북 결과에 대해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나간 남북관계 개선은 '자칫 완전한 비핵화 달성의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 목표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동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문제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가는 북미가 비핵화와 보상조치의 선후문제를 놓고 타협점을 못 찾는 상황에서 특사단이 이에 대한 중재안을 도출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정의용 안보실장은 방북결과 브리핑에서 "북한은 선제적 조치들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해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된다면 좀 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취할 용의와 의지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측이 핵시설 신고 등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는 대신, 기존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을 내걸며 비핵화 의지를 구두 확약하는데 그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그러나 김 위원장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시한을 도출한 것은 비핵화 논의를 한 발짝 진전시킨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른다.

김 위원장은 이번 특사단과의 회동에서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력 의사를 재확인하고 실무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에 응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비핵화를 함께 해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종전선언 선후 문제에 대해 발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비핵화·평화정착 문제가 미국과의 추가 협의가 불가피한 사안인 탓"이라며 "이와 관련된 내용은 발표문이 아니라 앞으로 상황의 진전을 통해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용환 연구위원은 이어 "단기적으로 이달 남북 및 한미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연내 종전선언과 북핵신고의 동시 이행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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