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원가 공개?… 건설업계 “이미 분양가상한제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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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15일 20:30:28
    분양원가 공개?… 건설업계 “이미 분양가상한제 있는데”
    분양원가 공개 추진에…건설업계 파장
    “집값 하락 효과 없어…또 다른 부작용 초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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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06 16:29
    원나래 기자(wiing1@dailian.co.kr)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사진 왼쪽)는 5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을 만나 분양원가 공개 시행을 촉구했다.ⓒ데일리안

    정부가 이번엔 분양원가 공개를 시사하고 나서면서 분양가 거품을 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건설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건설사를 위축시켜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취임 축하차 예방한 자리에서 정 대표가 “분양가 공개는 법사위에서 발목이 잡힌 상태인데 정 안되면 시행령으로 해 달라”고 요청하자 “작년에 시행령으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잖느냐. 잘 알겠다”고 답했다.

    이어 다음날인 이날 오후 정 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분양원가만 제대로 공개해도 집값 거품은 30% 잡힐 것”이라며 “61개 항목 분양원가가 조목조목 공개되면 집값을 부풀릴 수 없다”고 분양원가 공개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 분양원가 공개 항목 12개에서 61개 확대 예고

    현재 공공택지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주택이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할 때는 ▲택지비 3개 ▲공사비 5개 ▲간접비 3개 ▲기타비용 1개 등 4개 항목에서 12개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공사비 항목의 경우에는 ▲토목 ▲건축 ▲기계설비 ▲그 밖의 공종 ▲그 밖의 공사비 등 5개의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가격 공시 항목을 기존 12개에서 61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에 따라 원가 공개 정보가 61개로 늘어나면 공사비 항목은 토목이 다시 세분화돼 13개로 확대된다. 건축과 기계설비 항목은 각각 23개와 9개로 증가한다. 택지비 항목도 3개에서 4개로 늘어나고, 간접비 항목도 3개에서 6개로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07년 4월 노무현 정부 수준으로 규제가 강화되게 된다. 당시 공공 주택은 61개 항목, 민간 주택은 7개 항목에 대한 원가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들어 2012년 3월 규제 완화 일환으로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공개 항목이 현재와 같이 12개로 줄어들었며,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12월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민간 주택에 대해서는 원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업계 “집값 하락 제한적…오히려 공급 물량 줄어들어 부작용 초래”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전에도 분양원가 공개 제도가 시행됐지만 집값을 잡는 효과는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역효과만 나타났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공공택지 내 공급주택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원가 공개는 결국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도권 공공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민간택지 역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분양원가를 공개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만약 분양원가 공개로 분양원가가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이를 분양받은 사람들에게는 ‘로또 아파트’ 당첨이라는 또 다른 문제점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상한제로 로또 당첨 열풍이 거센 상황에서 분양원가 공개로 인해 투기가 더 과열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세상 어디에도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미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분양가 검증을 충분히 하고 있는데 원가를 또 공개한다는 건 심의위원회의 기준이 중복될 뿐 쓸모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조업과 다른 건설업 특성 때문에 철근 등 자재가격이 때에 따른 변동을 예측할 수 없으며 변동에 따라 분양가도 차이날 수밖에 없다”며 “배추가격이 폭등할 때가 있고 급락할 때가 있는데 분양원가를 공개해 제재를 한다는 건 공산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이로 인해 건설사가 위축되면서 분양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집값을 잡는 효과가 있을지 가장 큰 의문인데다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다양한 항목의 원가가 새롭게 공개된다고 해서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또는 오를 것이다’라는 문제와는 별개라고 본다”며 “오히려 원가를 두고 건설사와 수요자간의 이견과 갈등으로 소송의 문제도 끊임없이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데일리안 = 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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