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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전성시대’…외식업계 “시장은 커졌지만 한숨도 늘어”


입력 2018.09.07 06:00 수정 2018.09.07 06:08        최승근 기자

연 15조원 규모로 성장, 패스트푸드에서 빵‧커피 등 메뉴도 확대

배달앱 수수료, 최저임금‧임대료와 함께 ‘자영업자 부담 3종 세트’ 부상

외식업계가 나날이 상승하는 배달앱 수수료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배달앱 이용자가 늘면서 외식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배달앱 수수료도 덩달아 오르면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올해와 내년 큰 폭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최저임금과 갈수록 오르는 임대료, 여기에 배달앱 수수료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 부담 3종 세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앱 시장은 연간 1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20~30대 젊은 층들의 배달앱 이용 빈도가 확대되고,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배달시장에 가세하는 업체들이 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배달음식 이용경험이 있는 만 15세~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배달음식과 배달앱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3.4%가 배달앱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배달음식 주문 시 배달앱 이용비중은 지난해 24.9%에서 올해 34.7%로 1년 만에 약 10%p 증가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달음식 메뉴도 다양해졌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치킨, 족발, 중국 음식 등 야식 메뉴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빵을 비롯해 커피, 아이스크림, 한식뷔페 메뉴까지 영역이 확장됐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매장 수 1위인 파리바게뜨가 이달부터 가맹점 1100여곳에서 케이크, 빵, 샌드위치, 음료 등 총 200여 제품의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고, 커피 업계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 중인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24일부터 500개 매장에서 배달을 시작했다.

파리바게뜨가 이달부터 제빵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제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SPC 파리바게뜨가 이달부터 제빵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제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SPC

CJ푸드빌의 한식 뷔페 계절밥상도 최근 고추장 불고기, 마포식 돼지양념구이, 쌈장 치킨 등 직화구이를 비롯해 제철 재료로 만든 계절 덮밥과 비빔밥, 주전부리 등 20여종과 도시락을 포장 및 배달해주는 ‘계절밥상 그대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배달음식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배달앱 수수료도 꾸준히 오르면서 점주들의 수익성을 헤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배달 요청이 많아 배달앱 사용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수수료가 최근엔 음식값의 12%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최저임금, 임대료와 함께 점주들에게 부담을 주는 3대 요인으로 손꼽힌다”며 “그렇지만 배달앱을 통한 배달수요가 높아 배달앱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달앱 뿐만 아니라 배달전문 업체에 주는 배달료도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치킨을 시작으로 분식, 한식에 이르기까지 음식 주문 금액에 따라 별도의 배달료를 받는 음식점들이 늘고 있다. 치킨의 경우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를 더하면 생닭 원가보다 비싼 곳도 나올 정도다.

배달앱 수수료가 높아지는 만큼 판매 가격을 올리는 것도 현재로서는 부담이다. 각종 물가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경우 소비자 반발은 물론 브랜드 선호도까지 낮아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누가 먼저 가격을 올릴지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배달앱 수수료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큰 고민으로 떠오르면서 업계에서도 실태 파악에 나섰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회원사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관련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며 “일단 협회에서 각 가맹점들이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지 실태파악을 완료한 뒤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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