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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곡소리' 공모시장 혼란 야기한 코벤펀드


입력 2018.09.06 17:05 수정 2018.09.06 17:06        이미경 기자

코스닥벤처펀드 설정규모 한달새 171억 줄어

공급대비 수요자금 몰리며 시장왜곡현상 심화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12개)의 설정규모는 지난 한달새 171억원이 감소했다. 설정액 증감기간을 3개월로 늘려도 124억원의 자금이 줄어들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12개)의 설정규모는 지난 한달새 171억원이 감소했다. 설정액 증감기간을 3개월로 늘려도 124억원의 자금이 줄어들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시장 활성화와 개인투자자들의 재산을 증식시켜준다는 큰 틀아래 출시됐던 코스닥벤처펀드 시장이 출시된지 6개월도 안돼 침몰할 위기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12개)의 설정규모는 지난 한달새 171억원이 감소했다. 설정액 증감기간을 3개월로 늘려도 124억원의 자금이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당초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선 것이 독이 됐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상장하는 회사 주식을 앞으로의 미래가치보다 좀 더 싼 가격에 사서 차익을 실현하는 공모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시장을 왜곡시키고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지적한다.

당초 정부에서는 큰손 투자자들이 주도해온 기업공개(IPO) 시장의 개인투자자 참여를 유도하면서 자연스레 개인들의 자산증식으로 이어지고 코스닥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가팔라져 시장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급은 제한적인데 반해 수요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기업가치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가격왜곡현상이 발생했다. 큰 문제는 과도하게 높게 형성된 공모주들의 주가가 상장직후 급속도로 빠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투자금 이상의 큰 수익은 커녕 원금회수조차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자 기관투자자들은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설정액을 대거 줄이는 등 발을 빼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레드오션이 된 시장에 기관들이 발을 빼는 사이 개인투자자들은 수익이 나빠져도 섣부르게 빼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스닥벤처펀드에 들어온 개인들의 자금 대부분이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들어온만큼 시장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섣부르게 자금을 빼는 것도 쉽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벤처펀드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운용수수료 1%와 판매수수료 1%를 내면서 이미 -2%에서 시작을 하는데 수익을 내지못하면 기대수익을 내기 보다 결국 원금손실이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또 3년이상 유지했을때 투자금액의 10%가 소득공제혜택을 받는데 실제 세금절감에 대한 체감도 높지 않다"고 꼬집었다.

코스닥벤처펀드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했고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물려있으며 시장을 교란시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오히려 증권사들은 과도하게 몰리는 투자자들로 수수료 수익이 늘었지만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공모주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못해 고사위기에 처하는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정된 공급물량에 기관과 개인 등의 자금이 집중되다보니 10% 이상의 기대수익은 커녕 마이너스 손실을 보는 경우가 종종있다"며 "공모주 투자로 돈을 벌던 작은 운용사들도 고사될위기고 큰 운용사들은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공모시장이 과열돼 가격왜곡 현상에 따른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당초 코스닥벤처펀드를 출시할때 코스닥을 활성화시키고 서민들의 자산증식 수단이 될 것이라고 믿고 시작했지만 시장의 섭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탁상행정이었다는 것이 현재 결과에서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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