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시진핑·푸틴…방북카드 부담느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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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15일 20:30:28
    '내우외환' 시진핑·푸틴…방북카드 부담느꼈나
    국내 정치 악재에 여론 급격악화…美압박 감당 어려워
    김정은 9·9절 구상 무산…한반도 비핵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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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05 14:47
    이배운 기자(karmilo18@naver.com)
    ▲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선중앙통신, 신화통신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일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러 정상 모두 기념행사 불참을 통보했다.

    성대한 기념행사를 열어 대내외에 외교력을 과시하고 핵협상 테이블에서 몸값을 부풀리려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이 꼬인 모양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국내 정치적 악재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성난 여론을 수습하는데 분주한 상황에서 방북을 강행해 미국을 자극하고 대외적 불안요소까지 증폭되는 사태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리잔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 오는 8일 방북해 9.9절 기념행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특별대표로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을 인솔하고 조선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통신은 이날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연방의회 상원의장이 9.9절 기념행사에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3일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 방문 할 수도 있다는 현지매체 보도에 대해 "현재 그러한 방문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9.9절 기념행사 불참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데일리안

    유력해 보였던 시 주석의 방북이 미뤄진 것은 경기둔화·백신파동 등에 따른 국내 불만여론 수습이 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해 공세가 거세지는 것은 자칫 리더십 위기로 번질 수도 있다.

    최근 중국의 한 민간업체가 광견병 백신 생산 과정에서 기록을 조작한 데 이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백신 25만여 개를 유통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인기 배우 판빙빙의 탈세 의혹에 이어 유명 남자 배우인 황샤오밍의 주가조작 의혹까지 제기됐고 이들 논란에 대한 공분은 정부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시 주석은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강경한 경제개혁을 예고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듯 부양·완화 기조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야심차게 내세웠던 ‘일대일로’ 사업은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미중 무역전쟁은 부진한 경기에 불확실성까지 더하고 있다.

    최근 시 주석이 대 아프리카 외교에 나선 것은 글로벌 우군을 확보하고 신시장을 개척해 경제를 안정시키겠다는 메시지를 표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외교 일정이 바쁘다는 명분으로 방북을 보류해 미국의 분노를 피하고 체면도 지키는 셈이다.

    ‘21세기 차르’로 불리며 굳건한 지지기반을 자랑하던 푸틴 대통령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5월 80%에 육박했지만 지난달 67%로 급락했고 하락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로 경제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금개혁을 단행하다 국민적인 반발을 맞은 탓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6월 남성의 은퇴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여성은 55세에서 63세로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연금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정부가 제시한 은퇴 연령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적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러시아 남성의 기대수명은 66세, 여성의 기대수명은 77세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친밀관계를 강화해 신흥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서유럽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세력의 제재가 뼈아픈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훼손 위험을 무릅쓰고 방북을 감행할 이유가 없다.

    ▲ 북한이 지난해 4월 태양절 기념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하고 있다. ⓒ조선의오늘

    중·러 정상을 평양에 초청해 대내외에 화려한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려고 했던 김 위원장의 구상은 틀어졌다. 북·중·러 반(反)서방 동맹의 끈끈한 유대를 내세워 주민들과 군부를 안심시키고 핵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높이려 했지만 현실화되지 못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선 비핵화 조치 요구, 또는 우리 정부의 중재안을 수용할 가능성을 높이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북미 대화 및 핵협상이 파국에 치달아도 중·러의 든든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자신감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중·러 정상이 9·9절 행사에 자신의 최 측근을 대신 보낸 것은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대북 관계에 대한 최대한의 성의를 표시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리잔수 상무위원은 중국 권력서열 3위로 지난 2015년 9·9절 행사에 참석한 서열 5위 류윈산 상무위원 보다 급이 두 단계나 높다. 마트비옌코 의장도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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