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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최근 행보에 담긴 꿍꿍이는?…'매주 세미나' 시동


입력 2018.09.04 16:32 수정 2018.09.04 16:36        정도원 기자

"세미나, 계속해오던 일" 확대해석 선 긋지만

야권통합 염두, 전당대회 명분쌓기 배제 못해

"세미나, 계속해오던 일" 확대해석 선 긋지만
야권통합 염두, 전당대회 명분쌓기 배제 못해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의원회관에서 공화주의 관련 세미나를 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의원회관에서 공화주의 관련 세미나를 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함께 만든 '열린토론, 미래'에 재시동을 걸면서 공언했던 '매주 세미나'를 시작했다.

김 전 대표는 4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20여 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를 초청해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다음 주에는 노동경제학의 대부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빙할 것으로 전해졌다.

행보로 보나 세(勢)로 보나 외부에서 바라보기로는 영락 없는 정치 보폭 넓히기다. 실제로 내년초 전당대회에 대비한 기지개, 몸풀기 등의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김 전 대표도 이날 "기자들이 그런 기사를 많이 내더라"며 그러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는 의원 생활을 하면서 세미나는 계속 굉장히 열심히 해온 사람"이라며 "안하던 것을 하는 게 아니라, 계속 해오던 일"이라고 확대해석에는 선을 긋기도 했다. 진짜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열린토론, 미래'의 창립 배경을 볼 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당에서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김무성 대표는 이미 백의종군을 선언했다"며 "전당대회에 나가려면 확실한 정치적 명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명분이 될 수 있는 사안으로 "21대 총선에 기왕 불출마 선언을 했으니 사심 없이 상향식 공천 룰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나 야권대통합이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열린토론, 미래'는 김 전 대표가 바른정당에 몸담던 시절, 한국당에 남아 있던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정당의 경계를 넘어 창립했다.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던 중에 보수 세력의 일부 통합이 이뤄졌다. 김 전 대표가 이 모임에 다시 시동을 건 것을 2차 보수통합 내지 야권통합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열린토론, 미래'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열린토론, 미래'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달 20일 경기도 과천에서 열린 한국당 연찬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임시 분할 체제의 보수를 끝내고 통합 야당을 건설하기 위한 재창당 수준의 야권 리모델링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하자 김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다 합쳐야 한다"고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때마침 지난 2일 전당대회에서 바른미래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대표는 김 전 대표와 김영삼 전 대통령 아래에서 정치를 함께 했던 인연이 있다. 이른바 정치적 뿌리가 같다.

다만 김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지금은 시장이 안 좋으니까 다들 비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라며 "그렇게 (야권통합으로) 비약하지 말라"고 여전히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국당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는 당신이 아니어도 (야권 통합과 상향식 공천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굳이 직접 나서지는 않고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만약 전당대회에 나간다면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일 경우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란 정치 경력이나 성향상 이미 국민적 판단이 끝나 야권 통합을 도저히 할 수 없는 몇몇 인사가 당권을 잡을 우려가 있는 상황을 들었다. "현 정권의 경제실정을 심판할 수 있는 구도로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런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부득불 나설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김 전 대표의 최근 정치적 보폭 확대는 반드시 마운드에 오르겠다기보다는 언제든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는 '불펜 워밍업'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전성기에 선동열이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하면 저절로 상대 팀이 주눅 들었던 것처럼, 일부 인사들이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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