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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땅꺼짐 사고현장 아파트 귀가 가능…주민 불안·반발 계속


입력 2018.09.03 06:09 수정 2018.09.03 06:09        스팟뉴스팀

상당수 주민들 귀가 않을 듯…회의참석·질문 제한에 불만 폭발

상당수 주민들 귀가 않을 듯…회의참석·질문 제한에 불만 폭발

"주민이 궁금한 것을 대답해줘야 설명회지, 하고 싶은 말만 해 놓고 설명회라고 할 수 있습니까?", "진짜 중요한 얘기는 하나도 안 하시네요."

금천구는 지난달 31일 대규모 땅 꺼짐 사고가 벌어진 가산동 공사 현장 근처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2일 설명회를 열어 "지반이 안정적이며 귀가해도 좋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불안감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구청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금천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5시부터 2시간30분 가량 전문가 2명을 불러 안전 진단 결과를 확인하고 주민의 귀가 여부를 의논한 데 이어 오후 7시30분께 이 아파트 운동장에서 주민들에게 논의 결과를 설명했다.

구청 홍보팀장과 건축과장이 "안전에 문제가 없으나 불안에 떠는 주민들은 계속 주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히고, 사고가 난 공사현장 시공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도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천구 측이 설명을 마치자 주민들은 "곧 비가 온다고 예보됐는데, 더 위험해지는 것 아니냐", "숙소를 계속 지원해준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지원받을 수 있나" 등 질문을 쏟아냈다.

한 주민은 질문을 던지면서도 "대우건설이 나름대로 안전하게 공사를 했을 텐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천구가 전날 2시간 넘게 브리핑이 이어진 상황이 재연될 것을 우려해 질문 개수를 5건으로 제한한 데 대해서도 주민들은 분개했다.

아파트 주민 박 모씨는 고성을 지르며 "하고 싶은 말만 하려면 왜 왔느냐"고 구청 직원들에게 따지기도 했다. 그는 "이 집을 내놓으면 누가 사겠나"라며 "실질적인 대책은 아무것도 없고 할 수 있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주민들이 금천구 공무원들을 에워싼 채 질문과 비판을 이어갔고, 구청 직원들이 아파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도 마찰이 계속됐다.

주민들은 몸싸움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한 공무원이 주민을 폭행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구청 측은 가벼운 마찰이었을 뿐 폭행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사고 후 3일 동안 진행된 안전 진단 결과를 확인하고 주민의 귀가 여부에 관한 결론을 내는 회의에 주민이 참석하지 못하게 한 부분도 비판을 샀다.

한 주민은 이날 회의가 열린 가산동 주민센터 2층을 방문했다가 참석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실제로 피해를 본 주민인데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알 수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화를 냈다.

주민들은 향후 안전 진단 과정에 전문성을 갖춘 주민도 최소 3∼4명 참여하게 해달라고 구청에 요청했고, 금천구는 "(참여를 원하는) 주민 명단을 제출하면 대책본부에 공식적으로 합류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주민들이 귀가하지 못하는 사태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주민은 구청 설명을 듣고 아파트에 다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나머지는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입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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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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