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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골’ 황희찬, 금메달로 씻어낸 설움


입력 2018.09.02 00:20 수정 2018.09.02 00: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일본과 아시안게임 결승서 쐐기 박는 헤더골

대회 내내 들었던 비난 털고 한일전서 강한 임팩트

황희찬이 한일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렸다. ⓒ 연합뉴스 황희찬이 한일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렸다. ⓒ 연합뉴스

황희찬(22·함부르크)이 한국 축구 새 역사의 중심에 섰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이 1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120분 혈투 끝에 2-1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체력적인 부담과 심리적인 압박 탓에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지만, 이승우와 황희찬이 연장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역사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일본은 연장 후반 10분 우에다 아야세가 1골을 만회하며 추격 의지를 보였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아시안게임 2연속 금메달은 최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해냈다. 쐐기골을 터뜨린 황희찬에겐 더욱 남다른 금메달이다.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기 때문이다. 경기력이 팬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칠 정도로 저조했고, 실망스러운 행동까지 보였다. 분을 이기지 못해 페어플레이 정신을 저버렸고, 논란이 있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골이 필요했다. 황희찬은 4강전(vs 베트남)에 선발 출전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저돌적인 드리블과 압박은 돋보였지만, 한 박자 늦은 패스와 아쉬운 마무리는 개선되지 않았다. 손흥민과 황의조, 이승우 등 황희찬과 함께 공격에 포진한 선수들이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면서,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승전에서도 불안했다. 김학범 감독의 굳건한 신뢰 아래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부족했다.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은 돋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한 방이 없었다. 불필요한 반칙으로 경고 카드까지 받아들면서, ‘황희찬 대신 다른 선수를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행동, 반칙 등도 반복해선 곤란하다. ⓒ 연합뉴스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행동, 반칙 등도 반복해선 곤란하다. ⓒ 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은 신뢰를 접지 않았다. 그러자 황희찬이 결승골로 보답했다.

손흥민의 크로스를 하늘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연결했다. 볼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골문 구석으로 정확히 꽂혔다. 누구보다 많이 뛰면서 체력이 일찍이 고갈된 상태였지만, 감독과 팬들을 위해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결과였다.

황희찬은 전날(31일) 독일 2부 리그 이적을 알렸다. 오스트리아 최고의 팀 레드불 잘츠부르크를 떠나 ‘손흥민의 친정팀’ 함부르크로 1년 임대를 선택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면제 혜택까지 받아들면서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을 수도 있게 됐다. 황희찬이 이날 터뜨린 골은 그간의 모든 걱정과 설움을 한 번에 날려버린 ‘황금골’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시작이다.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터뜨리며 금메달 획득에 앞장선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기복 있는 경기력과 아쉬운 마무리 등 단점으로 드러난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행동, 반칙 등도 반복해선 곤란하다.

환희의 순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도 반드시 가져야 한다. 2연속 금메달에 앞장선 황희찬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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