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최무성 "자식 잃은 슬픔, 가늠하기 힘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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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21일 17:51:43
    [D-인터뷰] 최무성 "자식 잃은 슬픔, 가늠하기 힘들었죠"
    영화 '살아 남은 아이'서 성철 역
    "최대한 담담하게 표현하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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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03 08:52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영화 '살아남은 아이'에 출연한 배우 최무성은 "고통스러운 이야기 속에 희망이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영화 '살아 남은 아이'서 성철 역
    "최대한 담담하게 표현하려 노력"


    "자식을 잃은 아픔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배우 최무성(51)이 말했다.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마음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아물지 않은 고통. 고통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

    영화 '살아남은 아이'(감독 신동석)는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 기현(성유빈)과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 성철·미숙(최무성·김여진)이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는다.

    영화는 '아들이 죽으면서 살려낸 아이를 마주하는 부모'라는 딜레마 속에 영화는 극단의 고통과 상실, 슬픔 등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러면서 과연 용서가 가능한 것인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 때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위로를 얻는지 자문하게 된다.

    '살아남은 아이'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신인 감독 국제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섹션에서 첫 공개된 이후 다양성 영화 관객은 물론 국내외 언론 매체의 열렬한 호평을 끌어내며 국제 영화 비평가들과 영화 기자들 간의 연맹인 국제비평가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Film Critics)가 수여하는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을 수상했다.

    최무성은 아들을 잃은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아빠 성철 역을 맡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최무성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때 봤는데 엔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엔딩이 여러 버전이 있었는데, 그런 엔딩이 나올지 몰랐다"고 말했다. "내가 알고 있는 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신선했습니다."

    ▲ 영화 '살아남은 아이'에 출연한 배우 최무성은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을 담담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아이를 잃은 성철은 고통과 상처를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배우가 생각하는 성철은 어떤 사람일까. 전형적인 한국 남자란다. "보수적이기도 하고, 집안을 책임지려고도 하는 한국 남자죠. 여러 방법을 통해 자식을 잃은 고통을 이겨내려고 하고요. 그러다 비밀을 알게 된 후 분노하지만, 끝까지 차갑게 하진 못하죠. 정이 있으니까."

    최무성은 "고통스러운 이야기 속에 있는 희망이 있는 작품"이라며 "감정 표현을 과하지 않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통스러운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고통을 이기기 위해선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최대한 평온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마음에서 느끼는 부분만 표현하려고 했고요."

    극 후반부 장면은 꽤 충격적이다. 그 장면이 굉장히 힘들었다는 그는 "유빈이가 짓는 묘한 표정을 보니 연기하면서 당황스러웠다"고 떠올렸다.

    주연으로 나선 그는 "저보다 더 선배인 배우들도 주연을 맡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며 "깊이 있게 인생을 다룬 이야기도 필요하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영화는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을 얻었다. 배우는 "감독에게 베를린에 꼭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성철은 인테리어 작업을 하며 삶을 이어나간다. 최무성은 "자식을 잃었는데도 무심하게 일하는 사람과 그 사람의 삶을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실제 아이 아빠인 그는 "자식을 잃은 고통은 나도 모른다. 다만 캐릭터의 감정선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촬영이 끝난 후 영화 콘셉트 때문에 힘들진 않았다"고 얘기했다.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한 부분이 성철이와 닮았어요. 근데 전 성철이보다 스킨십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영화의 엔딩을 보면 세 사람의 향후 삶을 가늠하기 힘들다. "우여곡절을 겪고 한 고통을 넘어선 거죠. 세 사람이 인간적으로 성숙해졌을 거예요. 고통을 객관적으로 볼 힘이 생겼을 겁니다."

    ▲ 영화 '살아남은 아이'에 출연한 배우 최무성은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영화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처와 고통을 받아들인다. "기현이가 가장 많이 생각나요. 생각은 해도 고백을 하기란 쉽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기현이의 행동은 꽤 인상적이죠."

    신인 신동석 감독과의 호흡을 묻자 "완벽하게 안정적이진 않지만, 배우가 불안하지 않게끔 하는 힘을 가졌다"며 "노력한 척하거나 허세 부리지도 않는다. 인간에 대한 고통을 따뜻하게 보려고 하는 착한 심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연극 배우로 데뷔한 최무성은 '오구', '햄릿', '일식', '코끼리와 나' 등 다양한 연극 무대에 올랐다. 2010년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에서 악랄한 살인마 역을 맡으며 차츰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응답하라 1988'(2015), '4등'(2015), '1급 기밀'(2018), '슬기로운 감빵생활'(2018), '미스터 션샤인'(2018) 등에 출연했다.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그는 "연극 무대를 한 번도 떠나온 적은 없다"며 "연기를 연극과 영화, 드라마에서 표현하는 게 차이가 있는데 둘 다 재밌다"고 했다. "제가 좋아하는 연극 배우들을 스크린에서도 보고 싶어요. 아름다운 연기를 보는 재미도 엄청나거든요. 극장에서 꼭 보고 싶습니다."

    '응팔' 택이 아빠로 사랑을 듬뿍 받은 그는 "나를 알린 작품은 '응팔'이 맞지만 모든 작품이 내게 소중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으로 '청담동 살아요'를 꼽았다. "악역은 도전적이긴 하지만 괴롭고 고통스러워요. 그냥 평범하고 편한 역할이 더 좋아요."

    최무성은 또 "중년 멜로도 하고 싶다"며 "중년 멜로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있다"고 웃었다. "영화 '색계'를 참 좋아해요. 사랑, 삶이 다 들어가 있잖아요. '색계'를 보고 시나리오를 처음 써보고 싶었어요."

    최무성은 최근 '미스터 션샤인' 촬영을 마쳤다. "결말, 당연히 알죠. 근데 말할 수 없습니다. 하하. 의병 이야기이니깐 다양한 사연들이 나올 겁니다(웃음)."[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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