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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을 정치특검이라니…소도 웃는다


입력 2018.08.30 17:02 수정 2018.08.30 17:04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 내가 당하면 표적수사, 남이 당하면 진상규명?

허익범은 진실 충분히 파헤치지 못한 '불운한 특검'

<칼럼> 내가 당하면 표적수사, 남이 당하면 진상규명?
허익범은 진실 충분히 파헤치지 못한 '불운한 특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 앞에서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한 두 번째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 앞에서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한 두 번째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간 계속 참고 지켜봤더니 조사받으러 갈 때도 그랬고, 기소가 된 지금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궤변을 낯빛 하나 바꾸지 않고 너무나 쉽게, 태연하게 하는 것에 헛웃음이 나와 한 마디 않을 수가 없다.

허익범 특검이 진실특검 아닌 정치특검이라니, 그 말은 허익범보다 바로 앞에 특검을 했던 팀에 좀 더 어울리는 비판 아닐까.

종종 보아왔듯이 나나 우리 편이 당하면 정치적 수사니 표적 수사니 하며 욕하고, 반대쪽 사람들이 당하면 정의가 어떻고 끝까지 진상을 규명하라느니 부르짖는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식 언어습관…….

생각해 보라.

8000만 번이 넘는 - 그것도 전부는 아닐 것이다 - 선거용 댓글 조작을 해온 드루킹 일당과 10년 가까이 운영하는데 수십억 원이 들어갔을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경남 김해 지역구 의원이면서도 그 곳을 수없이 드나든 흔적, 석연치 않은 정치헌금, 선거가 끝나자 총영사 직을 달라는 공갈성 요구, 이런 일들을 순수한 자원봉사라거나 그 보답 차원일 것이라고 둘러대면 믿을 사람이 있다고 보는가.

김 지사 말과 정반대로 허익범 특검은 정치특검이 아니라 한계 속에서도 나름 착실하게 접근한 진실특검이었다.

다만 수사 기간 등 특검의 근본적 한계, 충분한 증거 은폐 기간, 야당 정치권과 기울어진 언론의 엄호 부족 등으로 진실을 끝까지 충분하게 파헤치지 못한, 불운한 특검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수사는 영화나 TV드라마가 아니다.

잠시 투닥거리고 치고받은 그런 일 말고, 오랫동안 내밀하게 자행돼온 일에 대해 자기에게 불리한 진실을 털어놓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모두 입을 닫거나 뻔뻔한 거짓말과 조작이 난무하는 속에서 판사가 요구하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거를 찾아 과거의 사실 조각들을 다 맞추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수사를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글/석동현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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