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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생존 소방관이 순직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


입력 2018.08.29 16:30 수정 2018.08.29 15:44        카드뉴스팀
ⓒ데일리안  = 이보라 디자이너 ⓒ데일리안 = 이보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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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보고 싶어요"

생존 소방관이 순직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


지난 12일 한강 하류에서 구조 출동 중 순직한 고(故) 오동진(37) 소방위, 심문규(37) 소방장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생존한 한 소방관이 두 사람에게 애타는 마음의 편지를 보냈다.

동진이형, 문규형...
나 오늘 술좀 마셨어요.
평상시에 형들이 그렇게 좀 마시자 했을 때도 입에도 안댔는데 오늘에서야 좀 마셨네.. 모르겠어요
그땐 왜그렇게 형들한테 까칠한 동생이였는지.
내 까칠함 다 받아주던 동진이형도..
애기 보느라 대회 준비하느라 운동하고 일하면서도 힘들다는 내색 한번 안하던 문규형도..
그땐 내가 너무 매몰찼던 것 같아 미안해.

나 이번일 있고 나서는 사실 구조대원 같은거 다신 안하고 싶었어요.
내가 처음부터 구조대원이 아니었다면 형들 떠나보낼 일 같은거 안겪었을 테고..
너무 힘들어서 구조대원이 싫었어.
근데 참 이기적이게도 난 배운게 구조 뿐이라서.. 할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어서 그만둘 수도 없더라.
구조 밖에 하 줄 모르던 놈이 눈 앞에서 현들을 구조하지 못해서..
내가 자격이 있나 싶어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형들을 떠나 보내고 얼마 후 알게됐어.
형들을 잃어버렸던 날..
형들을 찾겠다고 구조대원만 수백명이..
우리직원들이.. 유관기관이 천명 가까이 왔었어..
서울에서.. 인천에서.. 파주, 일산 , 고양, 부천 등등.. 수백명이 현들 찾겠다고 잠안자고 같이 달려와 줬어.
그래서 현들 찾았고 난 그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더라..
구조대원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그 사람들이 내게 왔어..
그러다보니 생각이 들더라.. 아주 나중에.. 아주 먼 일이라도 후에 다른 동료 대원에게 이번 같이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그땐 나도 똑같이 구조대원으로서 달려가서 도와줘야겠다고.. 내가 받은만큼 도와줄때 까지 견디고 버텨서 함께 이겨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동료 직원들이 큰 힘이 되줬어.

그래서 나 구조대원으로서 좀 더 남아있을게..
형들 손 못잡아줘서 너무 미안하지만
조금 더 이대로 남아있게 나 좀 이해하고 도와줘요
내가 받은만큼만 갚고 갈게요
보고싶고 .. 또 보고싶다..
형들한ㅌ테 너무 까칠한 동생이였어서 미안해. 나좀 지켜줘요
나중에 웃으면서 형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동생이었다고 말하면서 만나러 갈게.
미안하고.. 고마워. 동진이형. 문규형.

<페이스북 '소방의 시시비비'>

김현정 기자 (hjn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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