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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또 다시 벼랑끝 밀당…'단계적 비핵화' 수순 밟나


입력 2018.08.29 14:42 수정 2018.08.29 16:36        박진여 기자

일괄타결→프로세스 방식 전환…늘어지는 비핵화 시간표

주도권 놓고 기싸움 양상…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 장기화

중간선거 비핵화 이슈 끌기vs단계별보상 체제안정 굳히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비밀편지 의혹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에 따른 한미 훈련 재개 가능성까지 북미 간 또다시 '벼랑끝 전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비밀편지 의혹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에 따른 한미 훈련 재개 가능성까지 북미 간 또다시 '벼랑끝 전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일괄타결→프로세스 방식 전환…늘어지는 비핵화 시간표
주도권 놓고 기싸움 양상…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 장기화
중간선거 비핵화 이슈 끌기vs단계별보상 체제안정 굳히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비밀편지 의혹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에 따른 한미 훈련 재개 가능성까지 북미가 또 다시 '벼랑끝 전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북미 각각 종전선언 채택과 비핵화 리스트 제출의 선(先)이행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세기의 핵담판'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양상이다.

북미 협상이 종전의 일괄타결식 속도전에서 단계적 협상을 통한 장기전으로 전환되며 비핵화에 대한 '통큰 합의'나 즉각적인 결단은 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비핵화 과정이 오래 지속될수록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즉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미래핵을 유보하는 사실상 핵동결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북미 갈등 국면을 재점화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는 북한이 보낸 적대적 내용의 편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김영철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비밀편지'(secret letter)에서 "북미 협상은 다시 위기에 처했으며 결딴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평화협정 체결 지연에 대한 불만 차원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를 결정하는 초강수로 대응했다. 재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선의의 조치로 몇몇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했지만 현재로서는 더이상의 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비밀편지'와 관련한 CNN 보도가 나온지 세 시간 만이다.

양측이 비핵화 의제를 장기간 끌고가면서 이어지는 거래를 통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확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핵 이슈를 끌고갈 가능성이 크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양측이 비핵화 의제를 장기간 끌고가면서 이어지는 거래를 통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확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핵 이슈를 끌고갈 가능성이 크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미 간 비핵화 방법론을 두고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후속협상이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지부진한 협상 속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상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유인책임과 동시에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압박 전략 차원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양측이 비핵화 의제를 장기간 끌고가면서 이어지는 거래를 통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확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핵 이슈를 끌고갈 가능성이 크다. 북한으로서도 안정적인 정권 유지를 위해 단계별 보상을 챙길 공산이 크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의제마다 시간을 끌어 전략적 활용여지를 최대화하는 전형적인 '살라미 전술'을 구사해왔다. 이번 협상에서도 단계별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그간의 '협상-보상-파기' 패턴의 핵 협상 데자뷔(deja-vu)를 불러 일으킨다.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될수록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을 사실상 인정 받고, 미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거나 핵확산을 하지 않도록 억지하는 데 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될수록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을 사실상 인정 받고, 미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거나 핵확산을 하지 않도록 억지하는 데 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특히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될수록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을 사실상 인정 받고, 미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거나 핵확산을 하지 않도록 억지하는 데 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북한은 비핵화 선언 외 중·단거리 미사일 생산이나 실험에 대해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양보한 적이 없는 상황으로, 앞으로 미국과 기싸움을 하며 원하는 것을 얻기 전까지는 핵·미사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모두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판을 흔들고 있지만, 협상 자체를 무산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취소 대신 '연기'(delay) 라는 표현을 쓰면서 향후 방북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미 간 유리한 협상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샅바 싸움'을 하고 있다고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촉매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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