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받는 야구대표팀, 왜 공감 얻지 못하나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5일 21:26:31
    조롱받는 야구대표팀, 왜 공감 얻지 못하나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AG 야구 대표팀
    시작부터 삐걱거렸던 선동열호의 예견된 참사
    기사본문
    등록 : 2018-08-30 10:01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 이번 대표팀 논란의 중심이었던 오지환과 박해민, 과연 그들만이 문제였을까 ⓒ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출전해 대회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야구 대표팀의 행보가 날이 갈수록 고되다.

    인도네시아와 홍콩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대만전 충격패의 악몽에서 조금은 벗어난듯 보인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인도네시아를 상대로는 15-0 무난한 콜드게임 승을 거두었지만 홍콩을 상대로는 스코어만 21-3이었을뿐 경기 내용은 졸전에 가까웠다.

    애초에 KBO리그 투수들이 홍콩 타선을 상대로 3실점이나 한 것은 납득할만한 결과가 아니다. 아무리 공은 둥글다지만 프로리그 올스타가 총출동한 경기에서 학생야구 수준의 홍콩을 상대로 이렇게 고전한 것은 이번 대표팀이 처음이었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최종회인 9회에야 홈런쇼를 보였을 뿐 그 이전까지는 홍콩 투수의 느린 공에 전혀 타이밍을 못맞추고 끌려가는 경기를 반복했다. 경기를 중계하는 대한민국 중계진 마저도 최선을 다하는 홍콩의 플레이에만 박수를 보냈을뿐 대표팀에게는 의례적인 칭찬도 하지 않았다.

    국내 여론도 마찬가지다. 대회 시작 전부터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야구팬들의 반응이 공공연하게 나왔고 대만전에 실제로 패하자 비난의 강도는 점점 거세졌다.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콜드게임 승을 거뒀을 때도 "아마 선수들 위주의 대회에 굳이 리그를 중단하면서까지 최정예 대표팀을 구성해야 했나?"라는 비판이 있었고 홍콩을 상대로 졸전을 하자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데 그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실 이 정도까지 여론이 악화가 된 것은 단순히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는 것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시에 야구만 병역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닌데 유독 비난은 야구만 받고 있다.

    이유는 대표팀 선수 구성에서부터 국민들, 특히 야구팬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던 것이 크다. 이번 AG 대표팀은 딱 잘라 말해서 이도 저도 아닌 구성이다. 지금의 대표팀에는 색깔이 전혀 없다.

    최정예만을 끌어 모은 올스타라고 하기엔 성적이 미미한 선수들이 섞여 있고 향후 도쿄 올림픽을 위해 경험을 쌓게 해주는 어린 선수들 위주라 하기에는 휴식이 필요한 베테랑까지 차출하는 무리를 감행했다.

    ▲ 지난 해 APBC 대회에 출전한 젊은 선수 중심의 대표팀. 차라리 이런 선수 구성이었으면 격려를 많이 받지 않았을까 ⓒ KBO

    병역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인천 대회 때 야구 대표팀은 팀당 1명 이상의 미필 선수들을 차출하며 대놓고 병역 혜택을 위한 선수 구성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표팀만큼의 비난을 받지는 않았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우즈베키스탄을 격파하고 4강에 진출한 축구 대표팀은 와일드카드로 조현우, 손흥민, 황의조를 차출했다. 이 셋은 야구 대표팀의 박해민, 오지환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병역 문제에 있어서 다급해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현재는 그 누구도 이들의 병역 혜택을 두고 비난을 하지 않는다. 대표팀 선수 구성에서 비교적 잡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선발 당시 논란이 있었던 황의조마저도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며 왜 본인이 대표팀의 와일드카드가 되어야했는지를 증명했다.

    젊은 남자 선수들의 병역 문제는 민감하지만 그만큼 지켜보는 이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요소기도 하다. 상무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한 양궁 대표팀의 이우석의 경우 그가 결승전에 진출했을 때 '조기 전역증'을 발급받을 찬스라며 국민들이 응원을 하기도 했었다.

    야구 대표팀 역시 선수 구성에 있어서 처음부터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냈다면 이런 비난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지난 가을 APBC 대회에 출전했던 젊은 선수 중심의 구성이었으면 오히려 좋지 않은 환경에서 열심히 경기를 치르는 선수단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았을까.

    현재의 대표팀 선수 구성이라면 일본과 대만을 포함해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 모든 국가를 상대로 손쉽게 승리를 따내는 것이 당연한 기대치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거덕 거렸고 대회를 위해 출국하는 당시까지도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는데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까.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 구성을 결정했던 이들이 반드시 되새겨봐야 할 지점이다. 이번 대표팀은 최종 결과와 관계없이 실패한 대표팀이다. 응원을 하는 국민들과 휴식기 없이 경기를 치르는 KBO리그 선수들 모두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꼴이 되고 말았다.


    글: 이정민,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