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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 직격탄?…미국 자동차 판매, 한국만 줄어


입력 2018.08.29 11:11 수정 2018.08.29 11:30        박영국 기자

1~7월 미국 브랜드 판매 2.4%↑, 현대·기아차 2.5%↓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 전경.ⓒ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 전경.ⓒ현대자동차

1~7월 미국 브랜드 판매 2.4%↑, 현대·기아차 2.5%↓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 자동차 판매가 평균치 이상 증가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이른바 ‘트럼프노믹스’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 브랜드도 증가했고, 일본 브랜드는 정체된 가운데 한국 브랜드만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트럼프노믹스’의 역풍이 현대·기아차에 집중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993만4423대로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했다.

경기호조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과 RV차량 수요 확대 지속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선진 시장의 특성상 증가폭이 크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브랜드는 올 들어 7월까지 같은 기간 시장 성장률을 넘어서는 2.4%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너럴모터스(GM) 3.2% 증가한 169만1790대를 판매한 것을 비롯,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도 4.8% 증가한 127만757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무려 106.3% 증가한 5만1355대를 올해 7개월간 팔았다.

미국 빅3 중 포드만 유일하게 2.2% 감소한 142만7010대의 판매실적을 보였으나 여전히 GM에 이어 미국 내 판매 2위 브랜드 지위를 유지했다.

이 기간 미국 브랜드의 자국 시장 내 점유율은 44.8%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3%에서 0.5%포인트 올랐다.

일본 브랜드는 올 7월까지 0.1% 증가한 386만3501대를 판매하며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지만 일본 최대 자동차 업체 토요타는 139만8082대의 판매실적으로 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GM과 포드에 이어 미국 내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혼다와 닛산은 각각 1.7%, 6.2%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유럽 브랜드는 88만9715대를 판매하며 미국 브랜드보다 높은 4.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유럽은 미국이나 일본 브랜드에 비해 점유율이 낮아 증가 대수로 비교하면 미국 브랜드에 크게 못 미친다. 더구나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디젤 게이트 기저효과로 각각 8.0%, 4.4%의 높은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 브랜드는 지역별 브랜드 중 유일하게 올 1~7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2.5%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3.4% 감소한 38만6800대, 기아차는 1.6% 감소한 34만6675대를 판매하며 총 73만3475대를 파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 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도 7.7%에서 7.4%로 하락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미국 시장에서의 세단 수요 감소와 일부 노후 모델의 판매 부진 등을 현대·기아차의 판매 감소 요인으로 지목했다. 수익성이 낮은 법인대상 판매를 축소한 것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특히 최근 들어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가 부진하고, 기아차 포르테(한국명 K3), 쏘울 등 볼륨모델의 판매도 줄어든 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판매가 감소하면서 현대·기아차 미국 현지공장의 가동률도 크게 떨어졌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의 생산량은 지난해 1~7월 20만8400대에서 올해 1~7월 16만5601대로 20.5%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기아차 조지아공장 역시 18만1323대에서 13만3396대로 26.4% 줄었다. 다만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같은 북미에 위치한 멕시코공장으로 일부 물량이 이전된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미국 기업들이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을 증명하는 지표가 나올 때까지 그에 맞춘 정책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무역확장법 232조(수입차에 대한 25% 관세부과) 적용 여부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 브랜드의 미국시장 내 점유율이 확대되는 것은 다른 국가 브랜드들에게는 오히려 다행스런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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