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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다모아 악용' 인터넷 영업 기승…신뢰 손상 우려


입력 2018.08.30 06:00 수정 2018.08.30 07:59        부광우 기자

사설 보험료 비교 사이트 바이럴 마케팅 등에 들러리 등장

근거 없는 현혹에도 마땅한 법적 제재 수단 없어 속수무책

온라인에서 손쉽게 보험 상품을 비교해보고 가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보험다모아가 인터넷 상에서 각종 보험 광고 영업에 악용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에서 손쉽게 보험 상품을 비교해보고 가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보험다모아가 인터넷 상에서 각종 보험 광고 영업에 악용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에서 손쉽게 보험 상품을 비교해보고 가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보험다모아가 인터넷 상에서 각종 보험 광고 영업에 악용되고 있다. 자신들의 사설 서비스가 이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꾸며 공신력을 높이려 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근거 없이 보험다모아의 정보를 깎아내리면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할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어서 변종 광고가 계속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소비자들을 돕기 위해 애써 마련한 보험다모아의 신뢰만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광고 수익 증대를 위해 보험다모아를 이용하는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가 늘고 있다.

보험다모아는 국내 보험업계의 양대 협회인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2015년 말부터 운영 중인 보험 상품 비교 온라인 플랫폼이다. 소비자들이 여러 보험사 상품들의 보험료와 보장을 한 눈에 대조해보고 가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다.

그런데 일부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 운영자들은 이와 무관한 독립법인대리점(GA)의 보험료 비교 사이트나 상품 광고 글을 게시하면서 은근슬쩍 보험다모아를 끼워 넣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생·손보협회에서 인정한 것처럼 가장하거나, 보험료가 싼 것처럼 보이도록 꾸미려는 목적에서다.

한 발 더 나아가 보험다모아 자체를 믿을 수 없다며 더 나은 보험료 정보를 주겠다는 게시 글마저 등장하고 있다. 마치 보험다모아를 이용해본 것처럼 후기를 올리면서 단점을 부각시키고, 그 대신 본인들이 홍보하고자 하는 다른 보험료 비교 사이트나 유사 어플리케이션 등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법적으로 이를 막을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인터넷 블로그·카페에 올라오는 이런 홍보 글들 대부분이 서비스를 사용해 본 후기처럼 작성된 바이럴 광고 형태를 띠고 있어 공식적인 광고 심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생·손보협회는 가능한 수단들을 동원해 이 같은 유형의 광고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글 삭제를 강제할 만한 근거가 없어 블로그·카페 운영자가 이를 무시할 경우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바이럴 광고에서 홍보하는 사설 보험료 비교 사이트가 보험다모아와 유사한 이름을 쓰는 경우에는 상표권을 근거로 포털 사이트 측에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며 "보험다모아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게시 글들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통해 삭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 그래도 생·손보협회는 보험다모아의 저조한 실적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험다모아를 둘러싼 부정적 환경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보험다모아는 두 협회가 정부의 핀테크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손을 맞잡고 내놓은 야심작이었지만, 3년 가까이 지난 현재도 시장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국내 양대 포털 중 하나인 다음이 최근 보험다모아와의 제휴를 끊은 것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다음은 지난해 8월 보험다모아 자동차보험 실제 보험료 비교·조회 연계 시스템을 출시했다. 하지만 다음은 이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 올해 8월 계약 기간이 종료되자마자 서비스를 중단했다. 보험다모아를 통한 실적이 거의 미미한 것이 주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는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출범 당시부터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우세했다"며 "소비자들을 끌어 들일만한 획기적 변화가 없는 한 보험다모아가 받았던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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