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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억류 일본인 조기 석방…이례적 '인도주의' 속내는?


입력 2018.08.28 14:40 수정 2018.08.28 14:59        박진여 기자

"꽉 막힌 北美 비핵화 협상 '돌파구' 모색…대화 재개 여지 남긴 것"

'식민지배 사과' vs '납치문제 해결' 이견차…북일대화 재개 불투명

북한이 억류된 일본인을 보름여 만에 신속 석방하면서 그 의도에 주목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북한이 억류된 일본인을 보름여 만에 신속 석방하면서 그 의도에 주목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꽉 막힌 北美 비핵화 협상 '돌파구' 모색…대화 재개 여지 남긴 것"
'식민지배 사과' vs '납치문제 해결' 이견차…북일대화 재개 불투명


북한이 최근 억류된 일본인을 보름여 만에 신속하게 석방한 '정치적 배경'에 주목된다. 북한은 그동안 '공화국 법'을 위반한 외부인들을 최소 몇 년 간 억류하며 정치·외교적 협상을 위한 거래 수단으로도 이용해 왔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인도주의'를 내세워 신속 추방 결정을 내리자 일본 정부는 북한의 의도 파악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북한이 석방했다고 발표한 일본인 관광객이 중국에 도착했다"며 "일본 정부가 구속 당시의 상황 파악 및 건강 점검 등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최근 석방한 일본인 영상제작자 스기모토 토모유키 씨는 이달 초 북한에 여행을 갔다가 남포에서 군사시설을 촬영한 혐의로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 스기모토 씨는 30대 영상제작자로 남포 지역 군사시설을 촬영해 스파이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최근 일본 관광객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스기모토 도모유키가 공화국의 법을 위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하여 해당 기관에 단속되어 조사를 받았다"며 "공화국 해당 기관에서는 일본 관광객을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대히 용서하고 공화국 경외로 추방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일본인 억류자를 2주 만에 석방한 것은 이전의 일본인 억류자들과 비교해 볼 때도 다소 이례적이다. 지난 1999년 간첩협의로 구금된 일본의 전직 신문기자는 2년 넘게 억류된 뒤 풀려났고, 2003년 마약밀수 혐의로 구속된 일본인 남성은 5년 3개월 만에 풀려났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경로로 자국민 석방을 북한에 요구해 왔다. 이 가운데 북한이 구속한 일본인 관광객을 보름여 만에 석방하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북일 관계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일본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경로로 자국민 석방을 북한에 요구해 왔다. 이 가운데 북한이 구속한 일본인 관광객을 보름여 만에 석방하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북일 관계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이에 일본 정부는 북한이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해 억류자를 석방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북한의 의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경로로 자국민 석방을 북한에 요구해 왔다. 이 가운데 북한이 구속한 일본인 관광객을 보름여 만에 석방하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북일 관계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북한이 '인도주의'를 내세운 만큼 일본과 관계 개선 및 대화 재개를 바라는 제스처로도 풀이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인 관광객을 조기 석방한 것은 일본과 대화를 재개할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며 "비핵화 관련 미국과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북일 간 납치 문제 등 이견 차가 선명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북한은 그동안 일본이 식민지배 시절 저지른 만행을 사과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해왔고, 일본은 자국민 납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북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대립해왔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형태가 되긴 했지만, 북일대화 재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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