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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통계'만 나올라...통계청장 교체 후폭풍


입력 2018.08.28 01:00 수정 2018.08.28 06:05        이충재 기자

야당 일제히 비판 "통계 마음에 안 든다고 청장 자르나"

"경질 대상은 통계청장이 아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야당 일제히 비판 "통계 마음에 안 든다고 청장 자르나"
"경질 대상은 통계청장이 아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황수경 통계청장을 경질한 후폭풍이 거세다. 문 대통령의 전격적인 통계청장 교체는 최근 악화된 경제지표와 맞물려 구설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자료사진)ⓒ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이 황수경 통계청장을 경질한 후폭풍이 거세다. 문 대통령의 전격적인 통계청장 교체는 최근 악화된 경제지표와 맞물려 구설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자료사진)ⓒ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이 황수경 통계청장을 경질한 후폭풍이 거세다. 문 대통령의 전격적인 통계청장 교체는 최근 악화된 경제지표와 맞물려 구설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선 "고용지표가 악화했다는 통계가 나오니까 그때 딱 맞춰서 청와대는 통계청장을 경질했다(김진태 의원)", "국가통계는 신뢰와 정직이 생명인데, 통계를 소위 마사지하기 시작하면 국가 경제는 망하게 된다.(주호영 의원)"는 등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통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통계청장을 바꾼다면 문제"라고 했고,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통계청장을 표본 논란으로 교체한 건지, 청와대 마음에 안 들어서 경질한 건지 국민이 궁금해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국회에 출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야당의 비판에 "통계청은 전문성이나 사명감을 갖고 한다는 데 전혀 의심이 없다"며 "다만 나온 통계자료를 사람마다 해석하는 게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 방어' 실패에 책임?…"윗선 말 잘 듣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이번 인사가 최근 가계동향조사를 놓고 일었던 표본 논란에 따른 '징계 인사'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소득동향 결과에 문재인 정부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조사결과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이 한 해 전보다 각각 8%, 7.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핵심 근거가 됐다.

앞서 통계청은 올해 소득 조사의 표본을 기존 5500가구에서 8000가구로 확대했다. 표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소득이 낮은 가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되면서 결과적으로 지표 악화로 이어졌다는 '원성'을 샀다.

황 전 청장이 경질된 배경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즉, 가계동향조사에서 표본가구에 소득이 낮은 가구 비중이 크게 늘었는데도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방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질된 황 전 청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제가 그렇게 (청와대 등 윗선의)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정치권에선 "앞으로 정부 입맛에 맞는 '코드 통계자료'만 나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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