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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잡는데 소 칼’ 선동열호, 머쓱한 콜드승


입력 2018.08.27 22:44 수정 2018.08.27 22:4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인도네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서 콜드승

즐기는 인도네시아와 달리 무거운 침묵 흘러

인도네시아에 5회 콜드승을 거둔 선동열호. ⓒ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 5회 콜드승을 거둔 선동열호. ⓒ 연합뉴스

야구대표팀이 인도네시아를 꺾고 아시안게임 첫 승을 신고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구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예선 B조 2차전에서 15-0,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규정상 결승전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5회 이후 15점차 이상, 7회 이후 10점차 이상 스코어가 벌어지면 콜드게임이 성립된다.

대회 첫 승이지만 선동열 감독은 경기 내내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날 대만전 석패의 충격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이제 대표팀은 앞으로 한 번만 더 지게 된다면 사실상 금메달과 멀어지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번 인도네시아전에서는 대만전과 마찬가지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출격했다. 선발 라인업에서 바뀐 부분은 장염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김하성뿐이었다. 하필이면 백업 유격수 오지환마저 장염에 걸렸고, 이로 인해 황재균이 유격수로, 안치홍이 3루수로 자리 이동했다.

경기는 싱거웠다. 멀티 홈런을 터뜨린 황재균을 앞세운 대표팀 타선은 매 이닝 점수를 뽑으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주목할 점은 대패를 당하는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표정이었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참가한 인도네시아 야구는 몇 수 위인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주눅이 들기보다는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었다.

인도네시아는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 연합뉴스 인도네시아는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 연합뉴스

평범한 외야 플라이를 잡으면 뛸 듯이 기뻐했고 타자들은 비록 아웃이 됐더라도 한국 투수의 공을 맞췄다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심지어 안타를 친 선수들은 끝내기 홈런을 친 것 마냥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인도네시아와 달리 한국 선수들은 무거운 침묵만이 흐를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팀은 선발 과정에서 오지환과 박해민을 무리하게 뽑았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이로 인해 팀 분위기까지 처지면서 대만전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러 변수들이 겹쳐 백업 자원들을 쓸 수 없게 된 선동열호는 사실상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쓴 격이 되고 말았다. 민망한 승리에 조용히 하이 파이브만 나눈 선수들은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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