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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90명씩' 언제 5만명 만날까…상봉정례화 더 큰 과제


입력 2018.08.28 00:00 수정 2018.08.28 06:05        박진여 기자

南 이산가족 5만6890명 중 80세 이상 63.2%…근본적 해결 시급

南北 연내 추가 이산상봉 공감…박경서 한적 회장"이르면 10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회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25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조카 김회완(55)이 북측 큰아버지 김용수(84)를 등에 업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회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25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조카 김회완(55)이 북측 큰아버지 김용수(84)를 등에 업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南 이산가족 5만6890명 중 80세 이상 63.2%…근본적 해결 시급
南北 연내 추가 이산상봉 공감…박경서 한적 회장"이르면 10월"


8.15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모두 마무리되고 또 다시 기약 없는 이별에 들어간 가운데, 이 짧은 만남조차 손꼽아 기다리는 이산가족 5만여명이 아직 남아 있다. 이번 상봉행사에서 북측 가족을 만난 남측 가족은 모두 170가족으로, 나머지 생존해있는 이산가족이 5만7000여 명임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린 이번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1차 남측 89가족, 2차 북측 81가족 등 170가족이 양측의 상봉단을 만났다. 이마저도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부모 자식이 만난 경우는 불과 8가족에 그쳤다.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합의로 2년 10개월 만에 '눈물의 상봉'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도 남북 양측 100명으로 제한된 '반쪽 상봉'에 그치면서 나머지 5만여 명의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기는 요원해졌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올해 7월 기준 13만2603명으로, 이중 생존자는 5만6862명이다. 연간 100명씩 대면 상봉을 한다고 해도 57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끝낸 남북 이산가족이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끝낸 남북 이산가족이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60여 년을 허비하는 사이 지난 2016년 2월을 기점으로 이산가족 사망자는 생존자 수를 넘어섰다. 2016년까지 상봉에 성공한 이산가족 인원은 2만7000명 남짓으로 모든 이산가족 생존자가 한 번이라도 상봉하기 위해서는 상봉인원을 매년 73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이처럼 상봉 규모가 제한적이라면 이산가족 생사 확인이라도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후 서신 왕래, 화상 상봉 등 다양한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남북은 이산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들을 계속 협의키로 하면서 연내 추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는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南北 연내 추가 이산상봉 공감…박경서 한적 회장"이르면 10월"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이번 이산가족 2회차 행사 단체상봉이 끝난 뒤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과 연내 추가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박용일 북측 단장과 (이번) 21차 행사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이 같이 전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끝낸 남북 이산가족이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끝낸 남북 이산가족이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르면 10월 말께 추가 상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박 회장은 내다봤다. 그는 "규모는 대강 이번과 비슷하게 한다"며 "제 생각에는 연내에 한다고 했지만,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잘 되면 10월 말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라는 점에서 추위가 오기 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가로 여는 방안을 남북이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사확인과 정례상봉, 화상상봉, 고향방문, 성묘 등 이산가족 문제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한해에 이산가족 3000~4000명이 세상을 떠난다"며 "아마 앞으로 7~10년이면 이산가족 상봉이 이런 형태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건이 허락되면 고향 방문단과 관련해서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하자는데 긍정적 협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이산가족 고령화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부각된 만큼 상봉 규모 확대 및 정례화, 서신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전면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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