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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압승 들여다보니, SNS와 실제 당심 괴리 컸다


입력 2018.08.26 02:00 수정 2018.08.26 06:54        정도원 조현의 김민주 기자

李, 권리당원 45.8% 득표…대의원보다 격차 커

"黨心 좌우 자처하던 '정치 자영업자' 쇠퇴할 듯"

李, 권리당원 45.8% 득표…대의원보다 격차 커
"黨心 좌우 자처하던 '정치 자영업자' 쇠퇴할 듯"


8·25 전당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선출된 이해찬 의원이 추미애 대표로부터 당기를 넘겨받아 휘날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8·25 전당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선출된 이해찬 의원이 추미애 대표로부터 당기를 넘겨받아 휘날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당권 경쟁 상대인 송영길·김진표 의원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이를 놓고 SNS 당심(黨心)과 실제 당심의 괴리를 보여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해찬 대표는 25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국민여론조사·일반당원여론조사 등 4개 항목 모두에서 송영길·김진표 의원을 압도했다.

45%가 반영돼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의원 현장투표에서 이 대표는 40.6%(4800표)를 득표해, 각각 32.0%(3781표)와 27.5%(3251표)를 얻는데 그친 송·김 의원을 눌렀다.

1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44.0%를 얻어, 송 의원(30.6%)·김 의원(25.4%)과의 격차가 더욱 컸다. 이는 7선 의원에 전직 국무총리·교육부장관으로서 이 대표의 높은 인지도가 투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5%가 반영되는 일반당원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 38.2%, 송 의원 36.3%로 박빙이었다. 김 의원은 25.5%에 그쳤다. 월 1000원의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은 71만 명 규모인 반면, 당비를 납부하지 않고 당원명부에만 올라있는 일반당원은 360만 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호남에 근거를 두고 있어, 호남 출신인 송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만한 지점은 40%가 반영되는 권리당원 ARS 투표다. 당초 이 지점에서는 김 의원이 기세를 올릴 것으로 점쳐졌다. 친문(친문재인) 성향 권리당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SNS 공간에서 반(反)이해찬·친(親)김진표 활동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일부 친문 성향 권리당원들은 이 대표가 추미애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조직적으로 '2·4·6 투표운동(당대표에 기호 2번 김진표 후보, 최고위원에 기호 4번 박광온 후보와 기호 6번 박정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당에 몸담으면서 수 차례의 당권 경쟁을 지켜봤던 중진의원들도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승리하더라도 김 의원과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점쳤다. 한 중진의원은 "지금 SNS에는 이해찬 후보에 대해 나쁜 말 뿐이다"라며 "권리당원들의 정서가 대의원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도 이 대표가 압승했다. 이 대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45.8%(11만2861표)를 득표해, 송 의원(28.7%, 7만6079표)과 김 의원(25.5%, 6만2951표)을 압도했다. 오히려 대의원 투표보다 격차가 더 컸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와 같은 결과를 접한 뒤 "온라인 당심과 실제 권리당원 당심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게 확인된 결과"라며 "향후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들이 당심을 좌지우지한다고 자처하던 파워 트위터리안이나 일부 '정치 자영업자'들의 영향력이 쇠퇴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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