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넘은 '장수차' 288만대…포니·티코도 여전히 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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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 넘은 '장수차' 288만대…포니·티코도 여전히 현역
    단일 모델 최다 등록 장수차는 르노삼성 S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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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8-27 06: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자동차 포니, 대우자동차(한국지엠) 티코, 르노삼성자동차 SM5.ⓒ각사

    단일 모델 최다 등록 장수차는 르노삼성 SM5

    매년 수십 종의 신차가 쏟아지고 180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되지만 오랜 기간 함께한 ‘올드카’를 애지중지 타고 다니는 이들도 상당수다. 현대자동차 포니와 기아자동차 브리사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초창기 모델들부터, 국내 최초 경차인 대우 티코도 수천 대씩 현역으로 등록돼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창기 모델인 1세대 SM5는 요즘 나온 신차 못지않은 등록대수로 탄탄한 내구성을 증명하고 있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까지 국내에서 등록된 전체 자동차 숫자는 2294만3994대에 달한다. 국민 2인당 1대꼴이다. 이 중 15년 된 이상 노후 차량은 288만5822대로 전체의 12.6%를 차지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자동차 산업 초창기를 이끈 차종들이 아직 상당수 현역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인 현대차 포니는 가솔린과 LPG 모델을 포함해 총 6455대가 등록돼 있다. 상용 모델인 포니 픽업트럭도 1987대가 남아있다.

    포니는 이전까지 합작사였던 포드의 모델들을 들여와 생산하던 현대차가 기술자립을 선언하며 내놓은 첫 고유 모델로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차는 포니를 앞세워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업계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1976년 1월 출시돼 1990년 1월에 단종 됐으니 가장 최근에 생산된 모델도 30년 가까이 된 셈이다.

    포니보다 앞서 현대차 설립 이후 첫 모델로 탄생한 코티나도 1256대가 여전히 등록돼 있다. 1968년 포드의 모델을 들여와 조립 생산 방식으로 판매를 시작해 1983년 4월까지 명맥을 유지했다. 마지막 생산 모델을 기준으로 해도 35년된 차량이다.

    포니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최고 인기모델이었던 기아차 브리사도 568대가 남아있다. 기아차는 지금은 현대차와 한 지붕에 속해 있지만 당시에는 강력한 경쟁 상대였다.

    브리사는 고유 모델이 아닌 마쓰다 패밀리아를 베이스로 한 모델이었으나 부품 국산화율이 90%에 달했다. 1973년 8월 픽업트럭이 먼저 출시됐고, 세단은 1974년 10월부터 판매가 이뤄졌다. 한 차례 모델체인지를 거치며 포니와 경쟁했으나 전두환 정권의 자동차산업 합리화 조치에 의해 기아차가 승용차를 생산할 수 없게 되면서 1981년 12월 강제 단종됐다.

    이들 ‘올드카’는 실제 도로를 누비기보다는 주로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및 드라마 촬영용으로 사용되거나 박물관 등에 전시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의 경차 티코도 대우조선(대우조선해양의 전신) 계열의 대우국민차 시절 만든 1만3513대와 대우자동차(한국지엠의 전신) 시절 만든 75대 등 총 1만3588대나 등록돼 있다. 정부의 국민차 계획에 발맞춰 일본의 스즈키 알토를 베이스로 개발된 티코는 1991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대우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되기 직전인 2000년 9월까지 판매됐다.

    티코는 높은 연비는 물론 각종 세제혜택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으나 ‘껌 밟으면 못 달린다’, ‘찌르러졌을 때 배기구에 입으로 바람 불면 펴진다’는 등 비하성 유머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티코의 후속인 마티즈와 경차 인기에 편승해 등장한 현대차 아토즈, 기아차 비스토 등 2세대 경차들도 생산된 지 15년 된 차들이 수천에서 수만 대씩 등록돼 있다.

    단일 차종으로 가장 압도적인 물량을 자랑하는 올드카는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1세대 모델이다. 생산된 지 15년 이상 된 SM518, SM520, SM520V, SM525V 등 SM5 계열의 1세대 모델들은 지금까지 15만6160대가 남아있다. 인기가 높은 최신 차종도 연간 10만대를 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르노삼성이 삼성그룹에 속해 있던 삼성자동차 시절 1998년 3월 출시된 1세대 SM5는 2000년 7월 회사가 르노에 인수되며 르노삼성으로 사명이 변경된 이후에도 한동안 주력 차종 역할을 하다가 2005년 1월에 2세대 SM5로 대체됐다.

    1세대 SM5는 2000년대 초반 조용하고 잔고장이 없는 차로 큰 명성을 떨쳤다. 특히 긴 거리를 주행하는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내구성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그 인기가 승용차 시장까지 반영되기도 했다.

    15년 이상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15만대 이상의 1세대 SM5가 현역으로 운행되고 있다는 것은 당시 내구성에 대한 평가가 허구가 아니었음을 증명해준다. 실제 요즘도 거리를 주행하다 보면 그 시절 판매됐던 차량 중에서는 SM5가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구성과 함께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도 지금까지 현역으로 뛰기에 전혀 무리가 없도록 해주는 요인이다.

    다만 1세대 SM5가 국산 고유 모델이 아닌 닛산 세피로를 베이스로 개발돼 닛산으로부터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주요 부품을 대부분 들여와 조립한 차라는 점은 아쉽다. 2세대 이후 모델들은 닛산과 르노의 모델들을 베이스로 하되 차체를 자체 개발하고 부품 국산화율도 높였으나 품질이나 상품성 측면에서 1세대만큼 인정을 받지 못했고, 판매실적도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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