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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뻐 잠 못 이뤄" 이산가족 상봉 이튿날 풍경…'반가운 재회'


입력 2018.08.25 13:57 수정 2018.08.25 17:21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천연꿀, 고려술, 개성고려인삼차 등 北 가족 선물 한보따리

이제는 누렇게 바랜 누님의 자수 한 조각…68년 만에 전달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북측 심창길 (83)할머니와 남측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북측 심창길 (83)할머니와 남측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연꿀, 고려술, 개성고려인삼차 등 北 가족 선물 한보따리
이제는 누렇게 바랜 누님의 자수 한 조각…68년 만에 전달


상봉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금강산에서의 둘째 날, 남북 이산가족들은 서로에게 전할 선물 등 그리운 마음을 한아름 안고 객실에서 오붓한 시간을 갖는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25일 오전 10시부터 금강산호텔 객실에서 가족들만의 시간을 갖고 개별상봉을 시작했다. 이어 낮 12시부터 가족끼리만 모여앉아 객실로 배달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일정을 이어간다.

이날 일정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개별 상봉은 금강산호텔의 각 객실에서 남북 가족이 2시간 동안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미리 준비된 도시락으로 객실에서 오찬도 함께 즐기며 총 3시간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상봉자들은 오늘 일정에 앞서 첫 개별상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리측 최고령 상봉 대상자 강정옥(100) 할머니를 살뜰히 챙기고 있는 딸 조영자(65) 씨는 객실상봉에 앞서 "방해받지 않고 상봉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한석구(84)할아버지가 남측 가족들이 준비한 어머니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한석구(84)할아버지가 남측 가족들이 준비한 어머니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가족들은 개별상봉에 앞서 각자 준비한 선물을 바리바리 들고 온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북측 당국이 준비한 선물 외에도 북측 가족 다수가 따로 준비한 선물을 손에 들고 입장했다. 선물 중에는 북한 천연꿀, 고려술, 고려인삼술, 개성고려인삼차 등이다.

북측 형 김용수(84) 씨를 만나는 김현수(77) 씨는 남측 손녀딸이 쓴 손편지를 오늘 전달하려고 한다. 현수 씨는 형님을 만나 "손녀딸들도 큰 할아버지가 보고싶다고 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측 이부누나 리근숙(84) 씨를 만나는 남측 황보구용(66) 씨는 리 씨가 옛날에 집에 남겨두고 갔다는 꽃자수를 개별상봉 때 전달할 생각이다. 황보구용 씨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우리 근숙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꼭 알아봐라. 만나면 이걸(근숙 씨가 북에 가기 전 뜬 자수) 꼭 전해줘라'라고 하셨다"면서 이제는 누렇게 바랜 자수 조각을 누나 근숙 씨에게 돌려준다고 전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주최 환영 만찬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주최 환영 만찬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윤병석(91)씨의 조카 심인자(76)씨는 "외삼촌을 만난 게 너무 기뻐 가슴이 뛰어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면서 외삼촌을 보며 돌아가신 자신의 모친이 생각나 마음이 뭉클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인자 씨는 벌써부터 작별상봉이 두렵다. 내일 아침 기약없이 헤어질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인자 씨는 전했다.

전날에 이어 남북 이산가족들은 오전 10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개별 상봉을 이어가고 있다.

개별 상봉 및 오찬이 끝난 뒤에는 오후 3시부터 다시 2시간의 전체 상봉이 진행된다. 다만 이날 저녁 식사는 남북 가족이 따로 먹게 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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