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김동연·장하성, 둘 중 하나가 날아가야 해결될까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14일 18:09:52
    '엇박자' 김동연·장하성, 둘 중 하나가 날아가야 해결될까
    金, 文대통령 '팀웍' 당부에도 '맞는 말' 계속…'NATO'?
    張, 진보층서 "문재인 경제개혁의 상징" 힘싣기 움직임
    노무현정부 때 이정우와 충돌한 이헌재 사퇴 재연되나
    기사본문
    등록 : 2018-08-23 04: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김동연, 文대통령 '팀웍' 당부에도 국회서 '맞는 말'
    盧정부 이정우와 충돌해 물러났던 이헌재 전철 밟나


    ▲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22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대통령·국무총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의 엇박자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둘 중에 한 명이 '날아가야' 불협화음이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각과 청와대 경제팀의 엇박자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 둘 중의 한 명이 경질되는 형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총리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장 실장과 결이 다른 발언을 계속하면서 이같은 '시나리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김 부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경제가)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 연말이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던 장 실장과는 전혀 상반되는 발언이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효과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이런 불협화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장 실장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는 없었다"고 하자, 바로 이튿날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줬다"고 하기도 했다.

    내각과 청와대 사이에 전혀 이견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김 부총리의 전날 국회 발언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전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 모두의 완벽한 팀웍"을 각별히 주문한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관가(官街)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등 요직을 두루 거쳤던 과거 노무현정부에서도 이같은 이견은 결국 둘 중에 한 명을 경질하는 형태로 해결했다는 선례도 있다.

    노무현정부는 장관급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를 처음 신설한 뒤, 초대 정책실장으로 진보적 경제학자인 이정우 경북대 교수를 임명했다. 이 실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부총리를 맡은 김진표 의원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다가 결국 자리를 내놓고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정책기획위원장이 되고나서도 또 경제관료 출신 경제부총리와 마찰을 일으켰다. 갈등 상대는 이헌재 경제부총리였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노조의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양도차익의 60%를 양도세로 중과세하는 방안을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진보층, 장하성 "문재인 경제개혁의 상징" 힘싣기
    "소득주도성장 폐기 못한다…김동연이 날아갈 것"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2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이 부총리가 이론적 공상에 사사건건 반대하자, 청와대 관계자가 나서서 "일부에서 정부 안에 시장파와 개혁파가 있고, 심각한 정책 갈등이 있는 것으로 보도되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진화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 부총리는 "경제가 안 좋은데 정책을 놓고 갈등으로 비춰지는 게 송구스럽다"고 사과까지 했다.

    결국 이 부총리가 물러난 뒤, 경제는 만신창이가 됐다.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대중적 지지를 받고, 결국 정권까지 내놓게 된 것은 다름아닌 노무현정부가 자초한 일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선례를 알고 있는 문재인정부는 둘 중 누구를 '날리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까.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장수(長壽)했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후배' 장 실장을 가리켜 "그 자리에 있기 힘들고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중진의원은 "김동연 (부총리)이 날아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로는 장 실장을 '날리면' 현 정부가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스스로 폐기하는 셈이 되는데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로는 김 부총리 스스로가 '맞는 말'은 하면서도, 실제로는 정책폭주에 강경하게 맞서는 등의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NATO(Not Action Talk Only)"라는 설명이다.

    현 정부의 핵심 지지 기반인 진보층의 기류를 살펴봐도 둘 중에 어느 쪽이 경질될지 '바람'이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학박사인 곽정수 한겨레 경제선임기자는 이날자 외부 매체 기고에서 "장하성 실장은 문재인식 경제개혁의 상징"이라며 "현 정부 경제팀에 참여한 개혁진보성향 인사들의 구심점"이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청와대 간에 정책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경제를 바라보는 철학과 이념이 달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면 차원이 다른 얘기"라며 "문 대통령이 이제 경고가 아니라,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