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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태풍 솔릭 ‘초긴장’…김정은의 주민걱정?


입력 2018.08.23 03:00 수정 2018.08.23 06:00        이배운 기자

환경·기후·감염병 등 '신안보' 위협 중요성 인식

'애민 지도자' 이미지 구축…주민 불만 위기감 느낀 듯

환경·기후·감염병 등 '신안보' 위협 중요성 인식
'애민 지도자' 이미지 메이킹…주민 불만 위기감 느낀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흰색 티셔츠에 밀짚모자의 소탈한 차림으로 금산포 젓갈가공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흰색 티셔츠에 밀짚모자의 소탈한 차림으로 금산포 젓갈가공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제19호 태풍 '솔릭'이 이날 오후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상당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정권도 비상 대비체제에 나선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민들의 생활상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애쓰는 이른바 ‘애민(愛民) 지도자’ 행보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주민들에게 태풍 '솔릭'에 대한 조기 대응과 행동요령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또 조선중앙방송은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폭우와 센바람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사전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할 것"이라며 피해 방지 사전 대책을 당부했다.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신안보연구실장은 북한이 군사력 중심의 '전통안보' 문제에서 나아가 자연재해·기후·감염병·에너지 등 관련 문제를 국가차원의 안보 문제로 보는 이른바 '신(新)안보' 위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김호홍 실장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6월 31일까지 감염병 관련 이슈 9건, 기후 8건, 환경 8건, 자연재해 7건 등 신안보 관련해 총 49건의 보도를 내놨다. 김정은 정권 들어 이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신의주 일대 산업현장을 시찰하면서 노후한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신의주 일대 산업현장을 시찰하면서 노후한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앞서 노동신문은 한반도에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자 지난 2일 사설을 통해 “고온과 가뭄피해를 철저히 막는 것은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풀기위한 사업에서 매우 절박한 과업으로 모든 역량을 총동원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와 식량 문제를 연계해 범국가적 차원의 총력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국제화·정보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김 위원장이 인민들의 생활·안전에 관심을 갖는 애민정치의 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가벼운 옷차림에 낡은 차를 타는 등 소탈한 모습을 선전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주민 생업 현장을 시찰하며 고위 책임자들의 태만을 질책하는 등 애민 지도자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외교가는 김 위원장이 전향적인 비핵화 의지를 밝힌뒤 이같은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대북제재로 생활고를 겪는 주민들의 불만에 위기감을 느낀 탓이라고 분석한다.

리비아·이란 등 과거에 핵을 보유하고 있던 국가들이 비핵화에 나선 이유는 경제문제가 안보문제를 능가할 때다. 내부로부터의 위협이 정권 생존 문제에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박재완 화생방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실제로 북한 주민들을 사랑하는 지도자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타인에게 그렇게 각인되기를 원하는 것”이라며 “핵 개발 강행이 오히려 북한 주민의 생활이 힘들어짐을 주지시킬 때 김 위원장 스스로도 애민 지도자상이 허구임을 의식하고 핵 개발 의지를 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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