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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미녀 유튜버 놀새나라 “인터뷰 직전에도 악플”


입력 2018.08.23 16:27 수정 2018.09.10 11:43        이혜진 에디터

유튜브 채널 '놀새나라' 크리에이터로 활동

탈북 과정과 직후 왕따 당했던 사연 고백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유튜브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다. 영상도 몇 개 안 올렸다.”

최근 ‘탈북 미녀’ 유튜버 ‘놀새나라(22·한국 이름 강나라)’를 만나 “고향(함경북도 청진) 오빠 ‘이평’은 구독자가 45000명이 넘는데 열등감이 안 느껴지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23일 현재, 구독자 수는 1700여 명. 최근 소속사를 나온 후 영상 편집자도 없어 본인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한다.

“유튜브 영상 내가 봐도 엉망…학교 들어갈 때 촌지 줬다”

ⓒ소셜콘치 ⓒ소셜콘치

그는 “(유튜브 동영상 편집을) 잘 못하겠다”며 “(내가 만든 영상은) 너무 엉망”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름은 왜 ‘놀새’나라일까.

그는 “놀새가 북한에서 ‘날라리’라는 뜻”이라며 “부잣집에서 태어났다. 돈 많은 사람들은 매일 놀러 다니니까 (전 소속사에서) 이름 앞에 ‘놀새’라는 단어를 붙여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다니던 학교엔 부유층의 자제들이 많았다. 그 중엔 높은 신분의 사람도 있었다. ‘촌지’는 일상적이었다.

그는 “북한의 다른 학교들은 그냥 들어갈 수 있는데 난 입학할 때 선생님께 뒷돈 같은 개념으로 200불(북한 노동자 평균 급여보다 많은 수준)을 드렸다”며 “그 학교는 학부모회 위원장을 맡은 엄마가 한 달에 한 번씩 (교사에게) 쌀도 주고 돈도 줬다. 그러면 선생님이 엄청 좋아했다”고 밝혔다.

“‘빨갱이가 왜 왔나’ ‘북한 사람은 뿔 달린 줄 알았는데’ 인신 공격받아”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은 어땠을까.

그는 “탈북한 지 1년도 안 됐을 때 한 대학에 들어갔는데 친구들이 대뜸 내게 ‘북한 사람은 저렇게 생겼네? 뿔 달린 줄 알았는데’라고 비꼬더라. 점심시간에 빈 교실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정말 아무 것도 먹기 싫었다”며 “군기도 너무 셌다. 누가 몇 초 지각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집합시킬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금은 해당 학교를 자퇴한 뒤 서울예대 재학 중이다.

현재도 악성 댓글이 따라다닌다. 그냥 탈북민이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인터뷰 장소) 오기 직전에도 예전에 출연한 어떤 유튜브 채널에서 계속 악플이 계속 달렸다. ‘탈북민을 왜 받아주느냐’ ‘받아줄 거면 조건적으로 받아라’ ‘북한에서 왜 왔냐 이 빨갱이야’ 등 그냥 탈북민이라서 싫어하는 반응을 보인다”며 “(지난 5월 열린) 남북정상회담 후 여론조사들을 보면 북한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나오지만 체감하는 것은 똑같다”고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때 많이 울어…내달 회담 결과는 회의적”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그는 “(정상회담 중계를 보며) 많이 울었다. 압록강을 건널 때만 해도 제가 다신 북한에 돌아갈 수도, 아빠를 볼 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둘이 손잡는 장면을 보니 감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친구들도 울었다고 하더라. 아마 탈북민이면 거의 그랬을 것”이라면서도 “몇몇 어르신들은 ‘김정은의 연기에 속아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도 북한 정권에 대해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음 달 정상회담에서 남북경제협력과 종전선언이 둘 다 되면 좋겠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 정도나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북한은 아직 핵 폐기도 확실히 안 했다. 기껏해야 이산가족상봉 정도다. 이번 회담에서도 자기네 이익만 챙길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북한 전기 잘 안 들어와 걱정…탈북할 때 총 맞을뻔”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그는 요즘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친아버지, 동생)들과 친구들이 걱정된다. 북한에 전기가 잘 공급되지 않기 때문.

그는 “2주 전까지 북한에 아는 사람과 연락을 했는데 전기가 잘 안 들어온다고 한다”며 “심지어 평양도 마찬가지다. 거기도 여기처럼 더울텐데…”라고 우려했다.

사람들은 그를 고생 없이 자란 ‘금수저’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2014년 탈북할 당시 죽을 고비를 겨우 넘겼다.

그는 “압록강을 건널 때 군인들이 절 발견하고 뒤에서 총을 두 번 쐈다. 너무 놀라서 물살에 떠내려갔는데 브로커가 ‘절대로 소리치지 말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살려달라고 소리 지를 수 없었다”며 “대신 ‘엄마, 아빠 저 먼저 가서 미안해요’라고 유언처럼 헛소리를 했다. 그런데 그 때 브로커가 제 뒷덜미를 딱 잡더니 뭍으로 끌고 갔다. 그때 트라우마가 생겨 지금도 수영을 못한다”고 말했다.

“배우 라미란이 롤 모델…믿고 보는 배우 되고 싶다”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놀새나라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라미란처럼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아직 자신감이 부족해 한 번도 (드라마 관계자들에게) 프로필을 돌리지 못했다. 그래도 단역이라도 좋으니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며 “언젠간 라미란 선배님처럼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소셜콘치 기자 (ktwsc28@socialco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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