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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情…"내동생 예쁘지 않냐" 반갑고 "또 언제보나" 아쉬운 이산가족


입력 2018.08.21 17:21 수정 2018.08.21 17:40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오후 단체상봉, 다과 나누며 못다한 이야기…반가움·아쉬움 교차

오후 단체상봉, 다과 나누며 못다한 이야기…반가움·아쉬움 교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측 전혜옥(90)씨와 북측 시조카 김윤경(56)씨가 가족사진을 보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측 전혜옥(90)씨와 북측 시조카 김윤경(56)씨가 가족사진을 보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후 세 시부터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다시 만난 이산가족들 사이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금강산 호텔 2층 연회장에서 진행된 둘째 날 단체상봉에서는 앞서 따로 점심을 먹었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다과를 즐기는 형식으로 이어졌다.

21일 오후 2시 50분께 상봉장에 도착한 북측 가족들은 전날 무척 긴장했던 모습과 달리 부드러운 표정과 편안한 자세로 한층 여유로운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가족들끼리 또는 이웃 테이블의 다른 가족들과 환담을 나누며 상봉 이틀 만에 끈끈한 가족애가 더 깊어진 모습들이 곳곳 포착됐다.

하나밖에 없는 북측의 남동생을 만난 김혜자(75) 할머니는 남동생 김은하(75) 씨를 끌어안으며 "사랑해요"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고, 북측 여동생을 만난 김병오 할아버지는 "우리 여동생 예쁘지 않냐"며 직접 과자를 까서 동생에게 먹여주는 등 살가운 모습을 보였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앞서 상봉장 로비에서 북측이 제공한 다과봉지를 들고와 함께 나눠 들었다. 북측의 두 동생을 만난 박기동(82) 할아버지는 동생들과 다과를 나누며 활기차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측 배순희(82)씨와 북측 언니 배순복(87)씨와 동생 배순영(75)씨가 가족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측 배순희(82)씨와 북측 언니 배순복(87)씨와 동생 배순영(75)씨가 가족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할아버지의 남동생 박삼동(68) 씨는 북측이 제공한 선물봉지 속 캔커피를 꺼내 잔에 따라 형님인 박 할아버지에게 건넸다. 한 자리에 모인 사 남매는 활기차게 대화를 이어가다가도 이내 하루밖에 남지 않은 이산가족 행사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할아버지는 "60여년 만에 만나 반갑지만 헤어질 것을 생각하니 안 됐다"며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박 할아버지의 남측 여동생 박선녀(74) 씨도 "이제 헤어지면 언제 만날지 기약이 없다"며 "평화가 빨리 이루어져야 하는데 담이 너무 높다"며 아쉬워했다.

북측 언니와 여동생을 만난 배순희(82) 할머니도 자매 간 이야기를 나누며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배 할머니는 북측이 제공한 강정 등 껍데기를 까서 북측 언니 배순복(87) 시와 여동생 배순영(75) 씨와 나눠 먹으며 "우리쪽 쌀과자 맛과 비슷하다. 사이다 맛도 우리 것과 비슷하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70여년 만에 만났으니 못다한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다"며 "어제, 오늘 한 얘기도 또 하고 싶다"며 간절함을 드러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 남측 이용성(95)씨와 북측 조카 리순선(62)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 남측 이용성(95)씨와 북측 조카 리순선(62)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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