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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논란’ 황희찬, 과오 씻기 위한 돌파구는?


입력 2018.08.20 05:45 수정 2018.08.20 00:13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말레이시아전에서 부진한 경기력 외에 매너 논란

키르기스스탄과의 최종전에서 달라진 모습 보여야

황희찬.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황희찬.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찍이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손흥민과 함께 공격의 중심 역할을 도맡았다. 득점은 없었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목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가는 당연했고 기대도 컸다. 그러나 대회 두 번째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팬들의 기대를 거대한 실망감으로 뒤바꾸기에 충분했다.

황희찬은 15일 조별리그 첫 경기(vs 바레인)에서 후반전에 교체 투입돼 승부의 쐐기를 박는 득점을 터뜨렸다. 수비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문제는 17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였다. 황의조와 함께 선발로 출전해 전방을 책임졌지만 충격적인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황희찬의 강점인 부지런한 움직임과 저돌적인 드리블 시도는 눈에 띄었지만, 기대했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밀집된 수비를 간결한 패스로 뚫어내고 상대 골키퍼와 마주한 1대1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동료의 패스를 튕겨내는 볼 터치와 잦은 패스 실수 등도 아쉬움을 더했다.

경기 종료 후의 모습은 실망감을 극에 달하게 했다. 황희찬은 경기가 끝난 뒤 중앙선에서 말레이시아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지 않고 곧바로 벤치로 걸어 나갔다. 상대 선수와 악수를 나누며 승리를 축하하는 것은 패자의 당연한 의무이며 페어플레이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황희찬은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한 탓인지 국가대표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충격적인 패배를 막지 못했고, 매너에서도 졌다. 팬들의 비판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기 후 황희찬은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화가 많이 났다”고 밝혔지만 핑계일 뿐이다. 이른 나이에 월드컵까지 소화한 국가대표라면, 그에 상응하는 성숙함을 보여줬어야 했다.

황희찬은 아쉬운 경기력과 국가대표답지 못한 행동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이 필요하다. 다시는 말레이시아전과 같은 모습을 반복해선 안 된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김학범호의 대다수는 23세 이하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손흥민과 황의조, 조현우만이 23세 초과 선수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황희찬 역시 만 22세다. 그러나 성인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이고, 유럽 무대를 누비며 풍부한 경험까지 쌓았다. 지난 시즌에는 소속팀 잘츠부르크의 UEFA 유로파리그 4강 신화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황희찬은 와일드카드 형님들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팀 중심을 잡아야 하는 선수다. 대표팀이 말레이시아전처럼 위기에 빠졌을 때는 높은 집중력과 한 발 더 뛰는 투혼을 발휘해 반전에 앞장서야 한다. 스트라이커답게 득점을 터뜨려 승리를 가져오고, 저돌적인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 수비에 끊임없는 혼란을 전할 필요가 있다.

만회할 기회는 남아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패한다면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있다. 황희찬은 3차전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이것이 아쉬운 경기력에 더해 국가대표에 걸맞지 않은 매너까지 보인 자신의 과오를 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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