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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일화로 밝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진면목, 서거 9주기 맞아 주목


입력 2018.08.18 12:37 수정 2018.08.18 16:33        문지훈 기자
ⓒ(사진=책표지) ⓒ(사진=책표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아 정치권 안팎으로 분주한 18일이다.

정치인들은 추모를 위해 발길을 옮기고 있으며 광주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상에서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와 그의 업적을 기리는 모습이 포착된다. 이 가운데 그의 대외적 업적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정적 모습도 눈길을 끈다.

미국 망명시절 '피플'지에 실렸던 사진이다. 이는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인 '동행: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던 것. 사진에서 부부는 주방에서 컵을 닦으며 서로를 마주하고 웃는 다정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생전 이 여사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서 "아내의 날이니까 저는 조용히 있으려고 했지만, 우리 부부의 젊은 시절 사진이 걸려 있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아내에 대한 사랑을 어필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그동안 이 사진을 두고 아내에게 '내가 외조를 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은 부족한 남편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사실 결혼 46년 동안 제대로 가사 일을 도와준 적이 없었다. 아내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다. 제가 수많은 고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준 것도 아내고, 제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랐을 때 힘과 능력을 주고 내조를 잘해주었던 이도 아내다. 여러분 앞에서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 말과 함께 아내의 손을 꼭 잡기도 했던 터다.

부부금슬이 유독 좋았기에 서거 9주기를 맞은 이날 이 여사의 심정은 누구보다 안타까울 것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긴 고난의 세월을 지나오며 이들의 결혼을 반대했던 사람들에게 보란듯 영혼의 동반자로 살아왔다.

여성운동가와 야당 정치인의 만남은 결혼 반대로 이어졌다. 결혼할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상황이 그랬다. 아내와 사별 후 두 아들을 키우며 노모와 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과 셋방에 살고 있었던 탓이다. 1954년 처음 정치에 입문해 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후, 후보 등록 취소 등 세 번이나 고배를 마신 정치 삼수생과 미국 유학 후 돌아와 활발히 활동하던 전도유망 사회운동가의 만남은 극렬한 반대에 부딪쳤다. 그러나 두 사람은 반대를 극복하고 부부가 됐고 남다른 정치적 업적을 쌓았다. 정치권에서 이 여사가 고인의 단순한 배우자가 아닌 인생 동지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지훈 기자 (mtrels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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