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재등판할까…무르익는 '5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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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재등판할까…무르익는 '5대 조건'
    손학규·정동영 등과 개헌 논의할 중량감 갖춰
    차기 총선 불출마…사심없이 '빅텐트' 칠 수도
    권력의지가 관건, 본인이 내려놓았다면 만사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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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8-19 01: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손학규·정동영 등과 개헌 논의할 중량감 갖춰
    차기 총선 불출마…사심없이 '빅텐트' 칠 수도
    권력의지 관건…본인이 내려놓았다면 만사휴의


    ▲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지난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직후, 당기를 건네받아 휘날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 6선 중진 김무성 전 대표의 당권 재도전 여부를 놓고 설(說)이 난무하는 가운데, 주변 여건은 충분히 무르익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올드보이' 귀환 ▲선거제도 개혁론 ▲야권통합 '빅텐트'론 ▲홍준표 전 대표 귀국 움직임 ▲'공천학살' 피로감 등 5대 조건이 김 전 대표의 당권 재도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 대표로 '60대 이상' 포진…'50대 기수론' 없다

    ▲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과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해찬 의원이 지난 2014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 추도식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뒷쪽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5일 민주평화당 당대표로 정동영 의원이 선출된데 이어, 오는 25일 선출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는 김진표·이해찬 의원, 내달 2일 선출될 바른미래당 당대표로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전면에서 뛰고 있다.

    이들의 연령은 손 고문과 김 의원이 71세, 이 의원은 66세, 정 대표는 65세다. 67세인 김 전 대표와는 세대가 같다.

    여야 각 당에서 '세대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다. 평화당에서 유성엽 의원(58세)이 선출됐거나, 민주당에서 송영길 의원(56세), 바른미래당에서 하태경 의원(50세) 등이 선출되는 등 50대가 기수(旗手)로 나선다면 김 전 대표도 2선으로 물러나는 게 불가피했겠지만 현재 판세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당대표들이 머리를 맞대며 '밀당'을 벌일 일은 많아 질 수밖에 없다. 경륜으로 봐도 김 전 대표가 밀릴 일이 없다. 정계 입문으로 따져도 1984년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가 결성될 때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YS) 밑에서 정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 의원이나 손 고문 등과 비교해도 중량감에서 밀리지 않는다.

    선거제와 개헌은 '동전의 양면'…'무대표 개헌론' 재등장?

    여야 대표들이 총선을 앞두고 무게감 있게 논의해야 할 사안이 선거제도 개혁이다. 평화당 새 대표가 된 정 대표가 이 문제를 강하게 끌어가고 있으며, 손 고문이 바른미래당 대표가 된다면 이 흐름에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도 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선거제도 개혁론은 그 성격상 개헌론과 쌍궤병행(雙軌竝行)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른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개헌론을 내세워 개헌 화두를 가장 먼저 구체화했던 게 김 전 대표다. 한국당이 다른 야당의 주장이나 논의에 끌려가는 양상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논의를 주도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 대표는 개헌에 앞서 선거제도 개혁을 먼저 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손 고문은 '제7공화국'을 열자는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확고한 개헌론자다. 김 전 대표가 한국당 대표로 나서면 바른미래당과 이 사안에서 공조하기가 용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총선 전 야권통합론…"보수통합을 위해 헌신" 먹히나

    ▲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지난 2015년 7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의 퇴진을 공개 발언을 통해 거듭 주장하자 회의 종료를 선언한 뒤 이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정부가 경제·고용정책 등에서 난맥상을 드러내면서 국정운영 지지율과 집권여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2020년 총선에서 정권심판을 하려면 야권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빅텐트'론이 무르익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대표적인 야권통합론자로, 지난 6월 의원총회에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때도 앞으로 남은 시간은 "보수통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손 고문과는 'YS'라는 정치적 접점이 있고, 바른미래당의 대주주인 안철수 전 대표와는 같은 부산 연고인데다 지난해 대선 직전에 후보단일화를 논의했던 인연까지 있다. 다른 한 명의 대주주인 유승민 전 대표와는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관측이 있지만, 보수통합을 논의하지 못할 사이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洪 귀국, "구관이 명관" 여론 다시 회자시킬 수도

    홍준표 전 대표가 내달 15일 귀국을 예고한 것도 김 전 대표에게 호재(好材)로 꼽힌다. 홍 전 대표가 귀국한 뒤, 전당대회를 준비할지 재·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할지는 관측이 엇갈리지만, 만약 당권에 도전한다면 김 전 대표에게도 나설 명분을 주는 셈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 서청원 전 대표를 꺾고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뒤, 당헌에 따라 두 자리를 지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반대 계파인 친박계 이정현 의원과 안대희 전 대법관에게 할애했다.

    자신에 반대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최고위원회의와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를 계속 개최하며 면전에서 쏟아지는 '쓴소리'와 비판을 묵묵히 들었다. 당의 공개 회의가 이런 모습으로 돌아가자 '봉숭아학당'이라는 불만도 많았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들어서면서 최고위원 공석을 채우지도 않고 공개 최고위원회의도 열지 않으며,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아예 파하자 "구관이 명관", "무대(김 전 대표) 시절이 그립다"는 말들이 당내 중진의원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이러한 여론이 다시 환기되는 것 자체가 호재라는 설명이다.

    '공천 학살' 염증…'상향식 공천' 위해 나설까

    ▲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2014년 7·30 재·보궐선거 직후, 전남 순천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을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업어주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직후 친박계 이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롭게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그 때 선출되는 당대표가 2020년 총선 '공천 룰'을 만든다는 것도 김 전 대표에게 유리한 측면이다.

    보수정당이 공천을 놓고 속앓이를 겪은 게 최근 12년 동안 이미 세 번이다. 2008년 친이(친이명박)계가 이방호 사무총장을 앞세워 친박계를 '공천 학살'했으며, 2012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역으로 친이계를 '학살'했다. 2016년에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비박계를 '학살'했다.

    때마다 반복된 '공천 학살'에 당내 염증과 피로감이 극심한 실정이다. 이제는 오픈프라이머리든 무엇이든 상향식 시스템 공천을 원하는 분위기가 당내에 만연해 있다.

    상향식 공천은 김 전 대표의 지론이다. 이한구 전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칼자루를 잡았듯이 김 전 대표 본인이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기에, 사심없이 '공천 룰'을 손볼 위치에 있기도 하다.

    본인이 권력의지 내려놓았다면 만사휴의

    이처럼 주변 여건은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관건은 본인의 권력의지다.

    여의도에 '김무성 재등판설'이 '무성'한 것과는 달리, 김 전 대표의 측근 의원들과 주변에서는 "재등판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재등판'이 없다고 점치는 가장 대표적인 근거가 김 전 대표 본인이 권력의지를 내려놓은 것 같다는 관측이다.

    2014년 '반드시 캠프'에서 김 전 대표를 도왔던 주변 인사들 중에 신변 정리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말도 들린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 의원은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라며 "문재인 대표(현 대통령)를 압도하며 차기 대권주자 1위를 한동안 질주하던 분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까지 신당 창당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봉대(奉戴)에 모든 걸 던졌지만 허망하게 실패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지난 대선 직전에는 막판까지 안철수 후보, 박지원 전 대표와 물밑대화를 하며 반문(반문재인) 후보단일화라는 최후의 한 수까지 노렸지만 이뤄진 게 없다"며 "무엇을 위한 정치였는지 사람이라면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아무리 여건이 좋아도 본인이 권력의지가 없다면 일이 되지 않는다는 걸 우리가 많이 봐오지 않았느냐"며 "김무성 전 대표가 무르익는 여건을 보며 권력의지를 재충전할지, 아니면 다른 제3의 인물이 잘되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에 그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내다봤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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