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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외로운 늑대들…성장하는 테러 보험


입력 2018.08.18 06:00 수정 2018.08.18 12:10        부광우 기자

특정 조직과 연관 없는 민간인 대상 묻지 마 테러 증가

선진국 테러 보험 확대…우리나라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 테러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 테러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 테러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특정 조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른바 외로운 늑대들이 민간인들을 상대로 벌이는 묻지 마 테러가 늘면서 관련 보험을 찾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테러 보험 시장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좀 더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중개사이자 컨설팅서비스회사인 마시 앤드 맥레넌은 최근 발표한 '2018 테러 위험 보험 보고서'를 통해 테러 위험의 유형이 변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테러 공격 건수가 2만2500여건으로 전년 대비 7% 가량 감소했지만, 민간인에 대한 공격 위협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특정 조직이 계획된 대상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이 테러의 주요 유형이었지만, 최근에는 소위 외로운 늑대가 소프트 타깃인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테러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로운 늑대는 특정 조직에 속하거나 지시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테러를 행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또 소프트 타깃은 테러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취약한 상태의 개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병원이나 학교, 스포츠 경기장, 호텔, 영화관, 식당, 카페 등과 같이 비무장 민간인이 다수 모여 있는 장소를 말한다.

아울러 개인과 기업의 기술 의존도가 증가하면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위험도 빈도와 규모, 치밀성 등 모든 측면에서 확대되고 있다.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손실은 사물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그리드, 인공지능 기계 등의 발전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해외 보험사들은 변화하는 테러 유형과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총기 난사와 사이버 공격, 배상책임, 평판 손해, 직·간접적 위협, 조직범죄, 행사 취소, 생화학·방사능 및 핵공격 등 다양한 테러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초기 테러 위험 보험은 테러로 인한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손해만을 보장했으나, 최근에는 비물리적이고 간접적인 손실까지 보장 범위가 확대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테러 공격의 수단이 변화하면서 제 3자 배상책임을 보장해주는 상품도 검토 중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테러 위험으로 인한 기업의 재산상 손실을 보장해주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보험사들은 이에 대한 상품 공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회사의 62%가 재산보험과 함께 테러 위험 보험을 구매했으며 주요 구매자는 교육기관과 의료기관, 금융기관, 부동산 회사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선진국 정부들은 직접 기금을 설립해 관련 민간 보험시장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등 23개국은 법 제정 및 기금 설립을 통해 공공부문이 테러로 인한 민간 보험시장의 손실을 보전하는 시스템을 갖춘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은 2002년 테러위험보험법 제정 이후 2020년까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미국 내 테러 행위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일부 보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테러 재보험 기금의 보장 범위를 올해부터 테러로 인한 간접 손해와 사이버 테러 공격으로 인한 영업 방해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국내 테러 보험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일부 보험사가 테러 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 상황에 맞춰 상품 구조를 바꾸거나 보험료를 내릴 수가 없는 상태여서 한계가 분명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손해보험 혁신·발전 방안을 발표하고, 보험사들이 테러 피해를 보상해주는 상품을 포함해 인공지능·사물인터넷이나 기후변화·지진 등과 관련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반 조성에 나섰다.

홍민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다양한 테러 공격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려는 고객의 수요와 이에 부합하는 보험 상품 출시로 인해 올햐 테러 위험 보험 시장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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