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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생리대 논란 1년…'친환경·사회공헌' 업계 화두로


입력 2018.08.17 06:00 수정 2018.08.17 06:12        손현진 기자

작년 '발암물질 생리대' 논란에 업계 들썩…올해는 친환경·유기농 제품 선봬

저소득층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 나서…실추된 이미지 회복에 매진

생리용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 출시와 함께 저소득층을 위한 나눔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깨끗한나라가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해 운영하는 '생각연구모임' 참여자들. ⓒ깨끗한나라 생리용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 출시와 함께 저소득층을 위한 나눔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깨끗한나라가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해 운영하는 '생각연구모임' 참여자들. ⓒ깨끗한나라

지난해 8월 '유해 생리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생리용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 출시와 함께 저소득층을 위한 나눔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유해성 논란으로 한때 불안 여론이 크게 일었던 만큼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리대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친환경'이나 '안전성', '유기농' 등을 앞세운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발암물질 의혹으로 잃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차례의 전수 조사를 거쳐 인체 유해성이 발견된 시중 생리대는 없었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은 이같은 정부 발표마저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을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았다. 국내 생리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데 따른 영향으로 해외 유기농 제품 수요가 대폭 증가하기도 했다.

당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릴리안 생리대' 제조사 깨끗한나라는 최근 릴리안을 대체할 새 브랜드를 선보였다. 1만2000여명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개발했다는 게 신규 브랜드 '메이앤준'의 특징이다.

100% 자연 순면커버를 사용했고, 무염소표백·무형광·무색소·무포름알데히드·무화학향료 등 유해성분이 첨가되지 않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제품 개발에 앞서 올해 3월 중순부터 한 달 간 진행한 소비자 조사에서 안전성과 피부 무자극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것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해외 기관에 의한 안전성 테스트도 공개하고 있다. 정부기관이 진행하는 조사를 불신하는 여론이 있었던 것을 반영한 조처다. 메이앤준은 독일 더마 테스트에서 'Excellent(엑설런트)' 등급을 받았다. 릴리안·순수한면 등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할 때는 스위스 국제인증기관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감과 우려를 갖고 있어 안타깝다. 고객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생리대 안전 관리 기준 수립에도 적극 참여해 사회적인 책임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숙(오른쪽) 유한킴벌리 전무가 이혜경 한국여성재단 이사장과 생리대 기부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유한킴벌리 김혜숙(오른쪽) 유한킴벌리 전무가 이혜경 한국여성재단 이사장과 생리대 기부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유한킴벌리

생리대시장 점유율 1위인 유한킴벌리도 지난 2일 친자연 생리대 '화이트 에코프레시'를 선보였다. 이 제품에 적용된 '에코바이오 커버'는 사탕수수에서 유래한 친자연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올해 들어 유기농 순면커버가 적용된 '좋은느낌' 신제품과 친자연 생리대 '라네이처' 등이 출시됐다.

유해성 논란으로 생리용품 마련에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층의 고통이 가중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업계는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나서는 분위기다.

깨끗한나라는 지난달 저소득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캠페인에 생리대 총 5000팩을 기부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라네이처 제품 12만 패드를 무료 배포한 데 이어, 저소득층 여자 청소년들을 위해 생리대 50만 패드와 월경 교육 책자 등을 지원했다.

이같은 노력과 별개로 유해 생리대 논란의 여파는 여전하다. 해외직구 상품과 생리대 대체용품 등이 각광 받으면서 지난해 유한킴벌리·LG유니참 등 시장 상위 업체들 실적이 2016년에 비해 일제히 줄었다.

특히 깨끗한나라는 릴리안 파동으로 실적이 급감해, 2016년 10%를 넘겨 두 자릿수에 이르던 시장 점유율은 현재 3%대로 내려앉았다. 회사 측은 실질적인 손실액이 50억원,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따른 손해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비자와의 법정 공방도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릴리안 제품과 관련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총 9건이 접수됐으며, 5308명의 소비자가 깨끗한나라 측에 총 144억6400만원을 청구한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소송준비 모임'에서 한 소비자는 "생리대 유해성 문제가 점점 잊혀지는 것 같아 속상하고, 문제가 됐던 제품이 마트에서 버젓이 판매되는 걸 보면 화도 난다"며 "긴 싸움이 되겠지만 피해자가 더이상 생기지 않게 소송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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